샘표, 대상 제품콘셉트 도용 놓고 공방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식품업계가 경쟁업체간 신경전이 도를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최근 샘표 폰타나에서 대상 청정원이 제품 콘셉트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진흙탕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샘표, 대상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앞서 농심과 해태제과는 허니칩을 두고 서로 매출 1위라고 신경전을 벌인바 있으며 남양유업 역시 과거 매일유업 제품을 유해하다고 비방해 법정공방으로 넘어가는 등 업계 간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샘표 폰타나에서 대상 청정원이 제품 콘셉트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진흙탕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샘표 폰타나측은 최근 청정원에서 리뉴얼해 출시한 파스타소스 제품 콘셉트인 '맛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이 자사의 브랜드 콘셉트인 '맛으로 떠나는 여행' 도용했다고 지적했다.
 
폰타나측은 최근 청정원이 파스타소스를 리뉴얼 출시하면서 제품 콘셉트를 그대로 도용해 제품 패키지, 출시 보도자료 등에 그대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샘표 폰타나측은 또한 브랜드 콘셉트의 방향성을 잡고 제품을 기획, 출시하기까지 많은 비용과 시간, 인력이 투입되는데 그대로 도용, 사용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대상 청정원측의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대상 청정원에서도 반격에 나섰다.
 
대상 청정원측은 "샘표가 문제 제기한 '맛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상용구이며 상표로 정식 등록돼 있지 않았다""이를 도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1위 업체를 흠집내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에 불과하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또한 해당 문구는 이미 2007년 대한지방행정공제회에서 국내여행 콘셉트의 책자로 발행한 도서의 제목으로도 활용된 바있으며 해당 제품콘셉트와 카피는 11년 전인 2004년 대상이 레로르트 제품 브랜드인 '쿡조이' 광고에서 활용했던 기획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대상은 '청정원 쿡조이의 맛으로 떠나는 세계 요리 여행'을 주제로 배우 최민식과 김정은을 광고모델로 해 지상파 광고를 포함한 마케팅을 진행했던 바 있다.
 
대상은 이 같은 지적과 함께 샘표 측 무단 도용 주장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이 점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며 민감한 내용에 대해 휴일에 기습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 여론을 호도한 샘표식품의 의도가 충분히 의심스럽다고 언급했다.
 
대상 관계자는 "지난 5일경 샘표 임직원이 SNS를 통해 '대상 청정원측이 콘셉트를 도용했다. 분하다'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게재했지만 직원이야 개인의 생각을 올릴 수 있는 것이고 개인공간에 올린 글이기 때문에 문제삼고 싶지 않았고 굳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관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상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샘표 측에서 공문을 팩스로 보냈다고 하지만 받지도 못했을 뿐더러 팩스는 전송 중 오류가 날 수 있는 등에도 사전에 전화조차 하지 않았던 점 등 충분한 공지를 하지 않았다""만약 받았다하더라도 대응할 시간도 없이 휴일이었던 일요일날 배포한 것은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대상측은 샘표가 이 사태에 대해 사과 등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면 문제 삼고 싶지 않으며 만약 끊임없이 인정하지 않은채로 문제를 이어간다면 법적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식품업계는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경쟁업체간 날선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자제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서로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식품업계는 서로 깎아내리거나 나쁘게 얘기하는 등 비방하는 경우가 많은편인 것으로 알고 있다""하지만 식품이라는 것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인데 장기적으로 볼때는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열심히 만들어서 잘하면 되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것이 좋지, 서로를 비방하며 진흙탕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