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중 하나를 강요하는 이분법과 이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는 거대한 폭력"
[미디어펜=문상진 기자]대한민국은 지금 이념의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 되고 있다. 정치권력과 가짜이념을 전파하며 기득권 정치의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다. 편 가르기 진영논리에 질식된 정치권과 우리 사회의 허구성을 신랄하게 고발한 책이 나왔다. 

   
32년째 기자로 살아온 저자 류순열(현재 UPI뉴스 부사장 겸 편집인)의 '엉터리 보수 무늬만 진보-가짜 이념의 나라'다. 저자는 좌와 우 혹은 보수와 진보 둘 중 하나를 강요하는 이분법과 이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는 거대한 폭력이라고 단언한다. 직관적인 통렬한 비평은 명쾌함과 동시에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를 던지고 있다.

저자는 "양극단의 이념전쟁과 두 진영 간의 소모적 정쟁이 백해무익한 기만일 뿐이라는 현실인식과 맞닿아 있다"며 "정치의 최종 결과물은 이념이 아닌 정책이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 해법으로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빛 바랜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상식과 실용이 균형 잡힌 세상을 제시한다.

"보수도 진보도 오염됐다. 보수 가치를 짓밟는 보수, 기득권에 빨대 꽂은 진보가 다 무슨 소용인가"라며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칼날을 들이댄다. 과녁은 이분법 사회구조를 강제하며 온갖 비리와 반칙을 일삼고 있는 거대 양당의 정치세력과 권력 엘리트 집단을 정조준하고 있다. 자칭 보수, 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현 정치집단의 위선, 무능, 기만, 반칙의 실상과 그 민낯을 해부한다.

특히 망국적인 부동산 정책 진단에 많은 지면을 할애 하고 있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를 '촛불혁명을 배신한 권력'으로 규정했다. '바보 노무현'이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만들어놓은 전국정당의 자산을 날려버린 무능한 정권이며 개혁하는 시늉만 했을 뿐 오만하고 안일했다고 비판한다. 그 정점은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라고 호언해 놓고 엉터리 정책으로 미친 집값을 만든 부동산 정책이라고 콕 집는다.

저자는 촛불혁명 정부라는 문재인 정권은 투기꾼을 위한 정권으로 마감했다고 비판하며 스스로의 원칙도 지키지 않는 내로남불로 인해 공정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2030세대를 포함한 미래세대의 희망을 앗아가고 '이생망'의 암울한 탄식이 자리한 우리 현실이라고 덧붙인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추천사에서 "시장경제를 존중해야 하지만 깊어지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과 불의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함께 공유했다”면서 "경제활력을 되살리는 데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지금 저자의 예리한 통찰력과 직설적 지적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보수, 진보라는 사람들의 위선과 민낯을 만나게 된다. 하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우리 정치가 얼마나 부패하고 타락했는지, 폭정을 막기 위해 우리 정치를 왜 뜯어고쳐야 하는지 실감하실 것”이라며 "정의의 프리즘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현실의 정치, 경제, 사회, 역사 헤집어 보면서 만들어 낸 것"이라고 추전의 뜻을 전했다.

책은 저자가 세계일보에서 시작해 지금의 UPI까지 십수 년 동안 기고한 수백 건의 정치·시사칼럼에서 선별한 70개의 칼럼과 조순, 박승, 김종인 등의 국내 명사 10명의 인터뷰 그리고 24개의 1,000칼럼을 소개하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현재의 윤석열 정부에 이르는 최근 10여 년의 칼럼이며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권하에서의 각종 정책과 정치현안, 사회이슈에 초점을 맞춘 비평을 주제별로 재구성했다. 

1~7장은 각각 10개씩의 칼럼을 편재해 과거사 청산, 우리 사회 보수의 민낯, 윤석열 정권의 파행, 문재인 정권의 실정, 상식과 실용, 신자유주의의 허구성, 부동산공화국의 실상 등의 주제를 담았다. 8장은 각 분야 거물 및 전문가 10명과의 밀착 인터뷰 전문을 실었으며 9장에는 해당 시기의 시의성 있는 이슈 24개를 1000자의 짧은 비평으로 압축했다. 

자유로우면서도 함축적 표현으로 시대상을 관통하는 통쾌한 고발은 현재진행형인 우리사회문제 해결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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