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 도움…장기적으로 시장 활성화"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서 자사의 급속 충전기 '수퍼차저'를 타 브랜드 전기차도 사용할 수 있게 개방했다. 테슬라가 수퍼차저 개방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한국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수퍼차저 개방이 꾸준히 지적받아 온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전날부터 국내에서 타 브랜드의 전기차도 수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테슬라는 모든 전기차 오너들에게 쾌적한 충전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 세계적 전환 가속화를 실천하겠다는 입장이다.

테슬라는 국내 총 84개의 수퍼차저 스테이션에서 약 570대의 V3 버전의 수퍼차저를 먼저 개방하고, 점진적으로 모든 사이트를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수퍼차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테슬라 앱을 다운받고,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충전 요금은 수퍼차저 사이트별로 상이하며, 테슬라 앱에서 각 충전소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 테슬라 수퍼차저./사진=테슬라코리아 제공


수퍼차저는 테슬라가 보유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급속 충전 네트워크다. 복잡한 절차 없이 충전 플러그를 차량에 연결하면 충전이 시작되고, 플러그를 뽑으면 충전이 종료됨과 동시에 앱에 연동된 카드 정보로 결제까지 간편하게 진행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5만 대 이상이 설치돼 있으며, 한국에는 전날 기준 148곳에 총 1007대의 수퍼차저가 있다.

테슬라는 '매직독'을 통해 수퍼차저 네트워크를 개방한다. 테슬라는 북미충전 규격(NACS)을 따르지만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매직독'을 출시한 바 있다. 매직독은 기존 수퍼차저 충전기에 매직독을 연결해 CCS1 규격을 사용하는 전기차도 수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테슬라 충전 커넥터의 버튼을 길게 누르면 타사 차량의 콤보1 인렛과 호환 가능한 '매직독'이 잠금 해제되며, 앱에서 충전을 원하는 충전소의 충전기 번호를 선택한 뒤 플러그를 연결하여 충전하면 된다. 

테슬라 코리아 관계자는 "수퍼차저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부품 교체부터 펌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해 99% 이상의 가동률을 자랑한다"며 "충전기 관리 미비로 인한 충전기 고장 및 오류 등의 스트레스가 없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2021년 11월부터 네덜란드, 미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 수퍼차저 네트워크 공유를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 세계적 전환 가속화를 실천하기 위해 더 다양한 국가에 수퍼차저를 개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은 전기차별로 충전 방식이 달라 서로 호환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테슬라의 수퍼차저 개방으로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도 한결 나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공적인 측면에서 당연히 개방하는 것이 맞다. 테슬라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설치한 충전기를 열어줘야 또 테슬라 차주들도 다른 충전기를 활용할 수가 있지 않겠나"라며 "전기차 확산을 위해서는 서로 충전기를 공유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