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성장·고금리 장기화 부담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11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가 국내 저성장·고금리 상황 등을 고려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9일 서울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30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3.50%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올해 1월 연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의 전망대로 금리가 동결되면 기준금리는 7회 연속 동결된다.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연준의 긴축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현행 5.25~5.50%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총 10회 연속 정책금리를 인상하며 제로금리를 5%대로 끌어올렸다가, 지난 6월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7월 0.25% 포인트 인상에 나섰고 9월과 이달 두 차례 연속 동결카드를 꺼냈다. 시장에선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로 연준이 사실상 긴축 싸이클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로 시장 전망치(3.3%)를 소폭 밑돌았다. 전월 상승률(3.7%) 대비 크게 둔화된 수치다. 같은 달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상승했다. 이는 2021년 9월(4.0%) 이후 최저 수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시하는 지표다. CPI 둔화세가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도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국내 저성장·고금리 상황을 고려할 때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기도 쉽지 않다.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데 이어 내년 경제전망 역시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의 부동산경기 위축 등은 우리 경제 성장세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KDI의 이번 전망치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와 같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1.5%)보다는 0.1%포인트 낮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3%에서 2.2%로 낮췄다.

KDI는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생산비용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 "중국 부동산경기가 급락하면서 중국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실물투자가 크게 둔화되는 경우도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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