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신동주 대(對) 신동빈'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17일 개최…표대결 주목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아버지를 존경하지만 경영은 다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선을 분명히 그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주총대결을 예고한 셈이다.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과의 대화는 환영하지만 경영권은 별개라는 명분을 내세워 반기를 들었다. 

신 회장은 11일 대국민 사과에 나서 현재 '신격호-신동주 대(對) 신동빈' 구도로 형성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아버지와 형의 연합세력에 타협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다.

신 회장은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대화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경영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신격호-신동주 대(對) 신동빈' 구도로 형성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일 "아버지를 존경하지만 경영은 다르다"고 말했다. / 미디어펜=홍정수 기자

그는  "우리 그룹에서 국내만 13만명, 세계적으로 18만명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안정성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가족과 경영의문제는 별개"라며 분명히 했다. 

"아버지를 무척 존경한다"라는 신 회장은 한편으로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된 한국 롯데는 신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겟다는 일념으로 설립해 오늘에 이르렀다. 신 총괄회장은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을 지속적으로 한국 롯데에 재투자했다. 현재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비해 직원 수나 매출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5대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경영권을 놓고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형제간 다툼'으로 롯데그룹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히게 됐다. 그만큼 신 총괄회장이 한국에서 쌓아온 명성과 창업정신을 훼손하게 된 만큼 아버지를 볼 면목이 없다는 게 신 회장의 심경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이름으로 쌓아올린 롯데라도 자칫 한순간의 모래성으로 전락될 수 있다는 위기감때문에 최고경영자로서 두고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영과 가족 분리론'을 주장한 것이다.

결국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포함한 '반 신동빈파'와 신동빈 회장의 대결은 피할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어지는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최종 승자가 결정되는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오는 17일 진행되며,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기업지배구조 등으로 경영투명성 개선에 관한 것이다.

임시 주총에서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건은 결의 대상 안건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총은 롯데홀딩스의 우호지분을 얼만큼 가졌느냐에 핵심이 달렸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지분 대결이 벌어질 경우 서로 우세하다고 주장하는 만큼 결과를 전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는 1/3정도가 광윤사라는 관리기업이 가지고 있고, 1/3정도는 우리사주협회가, 나머지 1/3정도는 임원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자회사나 조합이 가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1.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에 따라 선임된 이사회가 신 회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지분의 과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강한 광윤사의 보유지분을 제외한 나머지가 전부 신동빈 회장의 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와 L투자회사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승자로 유력시 되고 있지만 '광윤사'가 승부의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재계는 분석한다.

일본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를 비롯해 비상자사의 지분 구조가 명확히 드러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일본에서 우회지분을 확보하며 신 회장의 주장에 대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신 전 부회장은 2/3 지분이 본인의 우호세력이라며 이사회 교체를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