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포 개포문 개장 지역·횟수도 크게 늘어
이전과 달리 주야간 경계근무도 지속 상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9.19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이후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감시소를 만들고, 전선지역 경계호에 중화기를 설치하는 것이 우리군 당국에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이 GP가 있던 곳에 감시소와 경계호를 만드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중화기를 설치하고, 주야간 경계근무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해안포 개포문이 개장되는 지역과 횟수도 예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 국방부는 지난 24일 북한이 동부전선 최전방 소초(GP)에서 감시소를 복원하는 정황을 지상 촬영 장비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포착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북한군이 목재로 구조물을 만들고 얼룩무늬로 도색하는 모습. 2023.11.27./사진=국방부

군당국은 이날 동부 전선지역에서 지상 감시장비로 촬영한 사진을 일부 공개했다. 사진엔 북한군들이 2층짜리 목조 감시소를 만들고 위장 얼룩무늬를 그리는 장면, 북한용어로 82㎜ 비반동총(무반동총)으로 추정되는 중화기를 옮기는 모습, 또 야간에 열상장비로 찍은 경계호에서 북한군이 경계근무를 서는 장면이 있다.

군 당국자는 “군사합의로 파괴하거나 철수한 11개 북한군 GP 모두 유사한 상황”이라면서 “9.19 합의 파기 이전에 북한군이 가끔 파괴된 GP에서 병력활동을 한 적은 있지만 지금처럼 감시소를 만들거나 중화기를 반입하고, 주야간 경계근무를 계속하는 상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안포 개방에 대해선 “기존에 평균 1개소에 2문 정도였는데 지금은 많이 늘었다. 1개소당 한 자릿수에서 두자릿수로 수배 늘었다”고 말했다.

   
▲ 국방부는 지난 24일 북한이 동부전선 최전방 소초(GP)에서 감시소를 복원하는 정황을 지상촬영장비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포착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북한군이 GP 내에 무반동총과 고사총 등 중화기를 반입한 모습. 2023.11.27./사진=국방부

그러면서 이 당국자는 “지금 상황이 고조되어 북한 도발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는 만큼 오늘 공개한 사진처럼 대부분의 (북한군) 활동을 보고 있고, 비행금지구역 효력정지에 따라 추가적으로 복고 있는 것도 있다. 장병들의 안전을 보장한 상태에서 대비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 9월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은 각각 11개 GP를 시범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남북은 그해 11월 동부와 중부, 서부 전선 일대의 GP 10개를 완전 파괴했고, 1개씩은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키되 원형은 보존해왔다.

이에 따라 비무장지대 안 북한의 GP는 160여개에서 150여개로 줄어들었으며, 남한의 경우 60여개에서 50여개로 줄었다. 

   
▲ 국방부는 지난 24일 북한이 동부전선 최전방 소초(GP)에서 감시소를 복원하는 정황을 지상 촬영 장비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포착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북한군이 목재로 구조물을 만들고 얼룩무늬로 도색하는 모습. 2023.11.27./사진=국방부

앞서 우리정부는 지난 22일 전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조치로 9.19 합의 중 우리군의 최전방 감시 및 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제1조 3항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무효화를 선언했다.

이에 북한도 23일 9.19 합의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며, 군사합의에 따라 지상·해상·공중에서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시키고, 군사분계선 지역에 무력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며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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