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작업체 "물의 일으켜 죄송…의도하고 넣은 동작 아니야"
[미디어펜=이동은 기자]게임 홍보 영상에 ‘남성 혐오 손 모양’으로 의심되는 이미지가 등장하면서 게임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게임사들은 긴급 사과문을 올리고 진상조사를 통해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영상과 홍보물을 비공개 처리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 스튜디오 뿌리가 X 계정에 입장문을 올렸다./사진= 스튜디오 뿌리 X 계정 캡처

27일 업계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만든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에 '남성혐오 손 모양'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해당 손 모양은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집어 드는 형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의미로 쓰인다. 이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제작자가 남성혐오 메시지를 고의적으로 넣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반적인 손 모양을 과도하게 해석해 의미를 부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커지면서 메이플스토리 제작사인 넥슨은 해당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문을 통해 “많은 용사님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홍보물은 더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최대한 빠르게 논란이 된 부분들을 상세히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제작사에 영상 외주를 맡긴 다른 게임 제작진들도 사과문을 공지하고 진상 조사에 나섰다. 

넥슨의 이원만 던전앤파이터 총괄 디렉터는 “모험가님께 불쾌한 감정을 드리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빠짐없이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하 블루 아카이브 총괄 PD도 “블루 아카이브의 영상 홍보물 중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포함된 점을 확인했다”며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이나 불쾌한 감정 및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는 표현들이 포함된 영상물이 공개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상세히 조사해 철저히 대응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에픽세븐을 만든 김윤하 스마일게이트 PD도 “PV 영상의 일부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조사 중이며, 진행 상황을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영상을 만든 제작사는 입장문을 통해 사과하면서도 의도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스튜디오 뿌리는 전날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게임을 즐기시는 유저분들, 저희를 믿고 일을 맡겨주신 업체분들, 이 사태를 지켜보시는 많은 분께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회사는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손동작이 들어갔다는 의혹이 있지만, 이는 동작과 동작 사이에 이어지는 것으로 들어간 것이지 의도하고 넣은 동작이 절대 아니다”며 “해당 스태프는 키 프레임을 작업하는 원화 애니메이터로 이러한 동작 하나하나를 컨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청사에서 괜찮으시다면 의혹이 있는 모든 장면은 저희쪽에서 책임지고 수정하고, 해당 스태프는 앞으로의 수정 작업과 저희가 작업하는 PV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저희로 인해 게임사에서 최선을 다해 만든 컨텐츠가 오해받는 것이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다시 한번 이 일로 상처받으셨을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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