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준석이 도덕없는 건 부모 잘못'...이준석 "패드립이 혁신인가"
당내 "부모 끌어들이는 건 선 넘었다" 비판...천아용인 "꼰대 중 꼰대"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한 지역 행사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도덕이 없다. 도덕이 없는 건 부모 잘못'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당사자인 이 전 대표는 "패드립(패륜적 발언을 의미)'이 혁신인가"라고 불쾌감을 보였다. 여권 내에서도 '선 넘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지난 26일 충남 태안군 '홍익대 만리포 해양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 및 당원 혁신 트레이닝 행사에서  이 전 대표를 '준석'이라고 칭하며 "한국의 온돌방 문화와 아랫목 교육을 통해 지식, 지혜, 도덕을 배우게 되는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라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하는데 부모 욕을 박는 사람은 처음 본다. '패드립'(패륜적 말싸움)이 혁신이냐"라고 반발했다. 그는 27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서도 "나이 사십 먹어서 당대표를 지냈던 정치인한테 '준석이'라고 당 행사 가서 지칭한다는 자체가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르겠다"라고 불쾌감을 보였다.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제3차 전당대회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는 "인 위원장이 다문화 가정이기 때문에 이중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문화에서도 이것은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어떤 사람이 '잘해보고 싶다' 이야기하면서 어머니, 아버지를 얘기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준석이가 버르장머리 없지만"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나이 사십 먹어서 당 대표를 지냈던 정치인한테 '준석'이라고 당 행사에 가서 지칭하는 것 자체가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르겠다"며 "한쪽으로 보면 꼰대론"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인 위원장의 발언이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개인을 비판하기 위해서 부모를 끌어들이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고 아주 잘못된 발언"이라며 "인 위원장이 실수한 것 같다. 가족 명예에 대한 모욕인데 사과하는 게 옳다"라고 비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적절하지 않다"라며 "이 전 대표의 동양적 예의에 관한 문제는 당연히 짚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부모님까지 꺼내 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상유취(口尙乳臭)라고 양 김을 비방하던 옛날 유진산 대표가 연상된다"라며 "이준석은 버릇없는 것이 아니라 당돌한 것"이라고 엄호했다. 

이준석계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도 '선을 넘었다'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꼰대 중에 꼰대"라고 비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의 영역에서, 특히 공개된 당원들 앞에서 이렇게 부모님 욕까지 한다는 것은 완전히 선을 넘은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혁신위원장부터가 혁신대상인 듯하다"라고 꼬집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수지간에도 부모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라며 "대체 어디가 바닥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