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 다주택자 생활자금 2억 한도 제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취급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에도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자, 당국이 은행권에 적극적인 대출 수요 억제 조치를 주문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취급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사진=김상문 기자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다주택자가 생활안정자금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경우 한도를 최대 2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상한만 넘지 않으면 한도를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또한 연립·빌라·다세대 대상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 상품인 '플러스모기지론'과 주거용 오피스텔 대상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상품인 'TOPS부동산대출'도 취급을 중단한다.

MCI와 MCG는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해당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대출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아닌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에 연계한 주담대 대출을 없애 그만큼 주담대 한도를 줄인 것이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 24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취급 기준을 강화했다. 주담대의 경우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제한했다. 다만 전세자금 반환 목적으로 한 대출은 한도를 넘겨받을 수 있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 등 주담대의 MCI·MCG 가입을 차단했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소유권 이전을 조건으로 한 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선순위 근저당권 말소 또는 감액, 신탁등기 말소 등을 조건으로 한 대출도 취급하지 않는다.

은행의 이 같은 조치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강화에도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수요 억제를 강하게 주문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24일 기준 524조62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521조2264억원)보다 3조3940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미 증가폭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3조3676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로라면 증가폭은 2021년 9월(4조27억원) 이후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은행장 간담회에서 "가계부채가 아직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크게 저해할 상황은 아니지만,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부채 상환을 위한 가계의 소득 창출 능력도 빠르게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주 상환 능력에 대한 노력뿐 아니라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가계부채 적정 규모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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