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SK하이닉스, HBM으로 내년 최대 영업익 낼 것”
삼성전자도 엔디비아와 HBM 계약 코앞…업황 회복 기대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내년에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HBM은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강화한 고성능 D램이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에 비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 강점이다. 

   
▲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HBM3.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현재 HBM의 주 수요처는 AI 시장으로, HBM의 성장 가능성은 AI 시장의 성장세와 비례한다. AI를 구동하기 위해선 기존 D램에 비해 빠른 연산 속도를 가진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는 AI 시장이 지난해 1198억 달러(약 158조 원)에서 연평균 38.1% 성장해 오는 2030년 1조5910억 달러(약 2102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40%, 마이크론이 1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래 먹거리로 HBM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빠른 제품 개발 등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며 오는 2024년에는 3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업계의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엔비디아가 신제품 출시 주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앞당겨 신제품 주기가 빨라질 전망인 가운데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격차 축소를 위해 HBM3을 건너뛰고 HBM3E 양산으로 직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양산 물량이 전체의 10% 미만이고 점유율 확대도 쉽지 않아 고객사와 협업을 통해 성능·품질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데 현실적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025년 공급을 목표로 주요 고객사와 6세대 HBM4 개발에 착수해 선두 업체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 출시가 빨라질수록 향후 HBM 시장은 양산 노하우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선두 업체의 승자독식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선점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7조6000억 원으로 올해(영업적자 8조2000억 원) 대비 흑자 전환하며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삼성전자 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역시 HBM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다. 특히 다음 달에는 4세대 HBM 제품인 HBM3 24기가바이트(GB)가 엔비디아의 검증을 완료할 예정이어서 실적 반등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HBM 공급망을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부터 HBM 제품을 받아 테스트 중이었다. 이번 검증 결과에 따라 엔비디아에 HBM3 샘플을 공급하고 있던 삼성전자는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HBM 구매자 중 하나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짝을 이룰 HBM 제품으로 낙점되면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HBM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패키징 거점인 천안·온양 패키징 공장을 비롯해 주요 후공정 생산라인에 신규 설비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세계 각국 IT 기업들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도에 HBM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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