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30~1일 이동관 방통위원장, 이정섭·손준성 검사 탄핵안 처리
국힘, 예산안 위한 본회의 탄핵안 본회의로 변질...의장실 점거 검토
예산안은 없고 탄핵안만 있는 국회...여야, 본회의 앞두고 극한 대치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한 차례 무산됐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과 검사 탄핵안을 3주 만에 재추진 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전대미문의 의회 폭거라며 국회 연좌농성은 물론 국회의장실이나 공관 점거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있어 여야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당초 계획대로 30~1일 이틀 간 본회의를 열어 이 위원장과 이정섭·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못박은 상태다. 이정섭 차장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지난 9일  탄핵안을 발의했는데,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기습 철회로 본회의 표결 무산되자 이를 하루 만에 철회한 바 있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 따라서 민주당은 오늘 탄핵안을 보고하고 내일 표결에 부치겠다는 복안이다. 

   
▲ 11월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주당은 30일과 12월 1일 본회의는 이미 여야 간에 합의된 일정이라며 약속을 지키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본회의는 정기국회 개원과 함께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일정”이라며 “약속은 약속대로 지켜주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30일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이 수백 건의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고 국회를 멈춰 세우려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의장실 점거 등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선 "불법적인 헌정질서 파괴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 선진화법 위반은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이건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이 168석이라는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는 만큼 본회의가 열리기만 하면 탄핵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탄핵소추 의결서는 곧바로 헌법재판소(헌재)에 전달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 판단 기한이 6개월인 만큼 헌재 판단 전까지 이 위원장과 검사들의 직무는 정지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예산안 합의 처리를 전제로 했던 본회의를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로 변질시키려 한다며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끝내 탄핵안 처리에 나설 경우 밤샘 연좌농성은 물론 국회의장 공관이나 의장실을 점거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의원 총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 11월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탄핵 사유는 헌법상 엄격하게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아무런 근거 없는 탄핵을 마치 거대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를 위한 장난감처럼 취급하고 있다"라며 "백화점 쇼핑하듯 식사 때 메뉴를 고르듯 탄핵을 시도 때도 없이 내세우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늘, 내일 본회의는 법정시한 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잡아 놓은 예비 일정"이라며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상적으로 예산 처리가 가능할 때까지 순연하는 게 관례였지만,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내팽개치고 의장과 짬짜미해 탄핵용 본회의를 열기로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대치가 극한으로 치달으며 내년 예산안 처리도 법정시한(12월2일)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까지 예산안 감액 심사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국회법상 여야가 11월 30일까지 예산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 원안은 그 다음 날인 12월 1일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된다. 여야가 2014년 '국회 선진화법' 통과 이후 예산안 법정시한을 지킨 경우는 2014년·2020년 두 번뿐이다. 지난해에는 12월24일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