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의조(31·노리치 시티)가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이로 인해 국가대표팀 선발에서도 제외됐다는 사실을 이제 그의 활동 무대인 영국에서도 다 알게 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3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풋볼리그 챔피언십(2부리그) 노리치 시티 소속 공격수 황의조가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로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BBC는 "황의조는 전 연인의 동의 없이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는 황의조에 대해 국가대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면서 "황의조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구단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BBC가 불법촬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국가대표 자격 정지를 당한 황의조에 대해 보도했다. /사진=BBC 홈페이지 캡처


황의조는 지난 6월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A씨의 폭로로 논란에 휘말렸다. A씨는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고 불법으로 영상을 촬영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황의조의 성관계 영상을 SNS를 통해 유포했다.

황의조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으나 경찰은 영상 유출 과정 등을 조사하던 중 황의조가 상대방의 동의 없이 불법 촬영을 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황의조는 합의에 의해 촬영된 영상이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영상에 등장해 피해를 입게 된 B씨는 촬영에 동의한 바 없으며 삭제를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황의조는 경찰 조사를 받고도 지난 21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중국전에 후반 교체 출전해 논란이 커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황의조는 범죄자가 아니라며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황의조가 피의자 신분인데도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데 대한 여론의 반발이 커졌고,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도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요구가 거세졌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8일 논의 기구를 구성해 회의를 한 끝에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황의조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점, 정상적인 국가대표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들의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축구협회의 대표팀 제외 결정 바로 다음날인 29일에도 황의조는 노리치 시티의 리그 경기 왓포드전에 출전했고, 골을 터뜨렸다. 다비트 바그너 노리치 시티 감독은 황의조의 혐의와 경기 출전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왓포드전 후에는 "황의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증명했다. 그는 뛰어난 기술과 프로 정신을 지니고 있다. 경기를 잘 이해했고 멋진 골도 넣었다"고 칭찬했다.

BBC 보도로 영국 내에서도 황의조의 경기 출전에 대한 논란이 벌어질 수 있어, 현지 여론이 주목된다. BBC는 클린스만 감독이 황의조의 대표팀 제외 결정에 대해 "현재 상황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한 말도 전했다.

원 소속팀이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인 황의조는 이번 시즌 노리치 시티로 임대돼 뛰고 있다. 노리치 시티에서 14경기 출전해 3골을 넣었는데, 최근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또한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도 10월 튀니지와 A매치 친선경기, 11월 싱가포르와 월드컵 예선 첫 경기에서 골을 넣는 등 부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골 감각을 되살리고 있는 황의조지만 국가대표팀 자격 정지로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에는 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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