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 정재영기자]회사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다룬 영화 '오피스'가 개봉이 화제인 가운데 일상 속 호러라는 소재로 지난 2013년에 개봉했던 '숨바꼭질'이 덩달아 재조명 되고 있다.

‘숨바꼭질’과 '오피스' 두 영화는 모두 오피스와 고급 아파트라는 장소적인 차이는 있지만 그 곳에서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두 영화 모두 허황된 설정 속 뜬금 없는 귀신 등장이나 미스터리한 존재 출연이 가져다 주는 공포감과는 다른 ‘사람의 무서움’을 다루고 보여주고 있어 오싹함을 선사하는 것.

매일 인면수심의 사건사고 뉴스를 접하는 현대인들이기에 본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추측으로 인해 더욱 충격적인 오싹함을 선사하는 것.

'오피스'는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평범한 회사원이 다시 회사로 출근한 모습이 CCTV 화면에서 발견되고, 그 후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가 선택한 장소는 바로 유독 경쟁의식이 강한 한국 사회, 그 안에서 한 치의 물러섬과 관용 없이 치열한 경쟁이 매일 같이 벌어지는 우리들에게 익숙한 곳인 ‘회사 사무실’이다. ‘오피스’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감내하며 살고 있는 이 시대 직장인들을 그리며 그들의 강박과 불안함에 시달리는 피폐한 정서를 반영해냈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인턴으로 항상 불안에 휩싸인 침울한 삶을 사는 ‘이미례’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무게를 느끼는 가장인 ‘김병국’ 과장, 경직되고 어두운 '이미례'와는 달리 고스펙에 활기찬 성격까지 갖춘 신입 인턴 '신다미', 영업2팀에서 촉망 받는 커리어우먼 '홍지선' 대리를 비롯한 영업 2팀 사원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회사원 캐릭터로, 영화 속에서 이 캐릭터들을 사실감 넘치게 묘사해냈다.

나, 그리고 내 동료라고 여겼던 평범한 주인공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사건들은 한 번도 공포의 장소라고 예상치 못했던 ‘사무실’이라는 익숙한 배경과 만나 관객들에게 색다른 스릴감을 안긴다.

한편 '숨바꼭질'의 배경은 아파트이다.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성공한 사업가 ‘성수’(손현주 분)가 하나 뿐인 형에 대한 비밀과 지독한 결벽증을 갖고 있는 독특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런 그는 어느 날 형의 실종 소식을 듣고 수십 년 만에 찾아간 형의 아파트에서 집집마다 새겨진 이상한 암호를 발견하는 동시에 형을 알고 있는 ‘주희’(문정희 분) 가족을 만나게 된다.

형의 아파트를 뒤로한 채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이후 성수는 형의 아파트에서 봤던 암호가 자신의 집 초인종 옆에 새겨진 것을 발견하고는 의문을 품게 된다. ‘우리 집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는 주제로 이 영화는 주변에서 흔히 다가올 수 있는 공포가 아닌 극강의 공포감을 선사한다.

올 여름 '오피스' 어떤 공포감으로 우리에게 서늘함을 선사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