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1심 징역 5년 선고에 사법리스크 재점화
손학규 "민주, 사법리스크에 꼼짝 못 해…李 결단에 달려" 사퇴 촉구
이상민 탈당 이어 몸 푸는 이낙연 "기다림 거의 바닥…제3세력 공감"
[미디어펜=최인혁 기자]더불어민주당에 분열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으로 사법리스크를 잠재웠으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법정 구속됨으로써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돼 이 대표의 거취 압박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총선 전 ‘혁신’에 대한 요구가 솟구치고 있다. 혁신의 칼날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하고 있다. 이는 이 대표의 거취와 권한 축소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는 중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침묵을 지킴으로써 분열과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몸을 낮췄던 비명계가 재차 혁신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는 이 대표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법정 구속된 탓으로 읽힌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달 30일 불법 대선 예비경선 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 23일 장기간 단식 중 건강 문제로 병원에 이송된 지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해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 전 부원장이 법정 구속된 배경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증언에 신빙성이 입증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그간 사법리스크에 신빙성을 문제 삼았으나 최측근이 법정 구속됨으로써 방어 논리가 흔들리게 됐다.

이에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직격하면서 리더십 흔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내 혁신계를 자처한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강성 팬덤인 ‘개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재명 지도부가 오는 12월 말까지 혁신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또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지난 3일 이재명 대표 체제 후 민주당이 ‘사당화’되고 있다고 질타하면서 탈당을 선언하고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어 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향후 거취에 대해 “비명계와 이낙연 전 대표의 민주당 재건 움직임이 있어 추후 결정할 것"이라며 분열의 움직임이 추가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원로들 또한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직격하고 있다.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4일 국회를 찾아 이재명 체제에 쓴소리를 분출하고 사실상 이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 대표 체제 후) 당 전체가 사법리스크 올가미에 엮여 꼼짝 못 하게 됐다”면서 “이 대표가 ‘그래 내가 민주당을 살리겠다’는 결심을 하면 모든 열쇠가 풀릴 것”이라며 이 대표가 ‘선당후사’를 결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특히 비명계의 구심점으로 여겨지는 이낙연 전 대표가 최근 신당 창당설에 호응함으로써 분당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4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달라지기를 기다렸는데 제 기다림도 이제 바닥이 나고 있다”면서 “정치 양극화를 저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3세력의 결집이라는 모색이 있고 그 취지에 공감한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3세력 발언에 친명계와 강성 팬덤이 이 전 대표 출당 요청 청원을 한 것에 대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오는 총선에서 민주당에서의 역할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말해 사실상 올해 12월 민주당과의 결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대표는 비명계가 리더십 흔들기에 나선 것에 연일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전날부터 경기도청 압수수색을 이틀째 진행하고 있고, 특히 이 대표가 이날 공식 일정을 배제하고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에 대한 1심 공판에 출석함으로써 당무에 차질이 발생하는 모습이 연출됨에 따라 사법리스크를 꼬집는 비명계의 거취 압박과 분열의 시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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