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고우석(LG 트윈스)의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이 동시에 시작된다. 동갑내기 절친이자 처남-매부로 가족 사이인 둘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5일(한국시간) 이정후와 고우석에 대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 고지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정후와 고우석은 5일 오전 8시(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포스팅이 시작돼 30일째가 되는 내년 1월 3일 오후 5시까지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과 협상 및 계약이 가능하다.

이정후는 이번 시즌이 끝나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 자격이 생기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1년 전부터 선언했다. 소속팀 키움도 이정후의 뜻을 존중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돕겠다는 약속을 했고, 예정된 수순 대로 이정후의 포스팅 절차를 밟았다.

고우석의 경우는 다소 갑작스럽게 메이저리그 도전이 결정됐다. 이정후와 프로 입단 동기인 고우석도 해외 진출 자격은 갖췄지만 이전까지 한 번도 메이저리그행 의사를 밝힌 적은 없었다. 하지만 LG가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29년만의 우승 숙원을 풀자 고우석은 가슴 속에 품어왔던 메이저리그 도전 꿈을 드러냈다. 팀의 간판 마무리투수가 갑작스럽게 메이저리그로 가겠다고 하자 당황했던 LG는 내부 논의를 거쳐 고우석의 포스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계약 성사 시'라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고우석도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왼쪽)와 고우석의 포스팅이 동시에 고지됐다. 둘은 처남-매부 사이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이정후와 고우석의 동반 포스팅은 둘의 '특수관계'로 더욱 주목 받았다. 1998년생 동갑내기인 둘은 청소년 대표로 함께 활약하며 고교 시절부터 절친으로 유명했는데, 올해 1월 고우석이 이정후의 여동생 이가현 씨와  결혼하면서 처남-매부로 가족이 됐다.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고우석의 장인이 바로 이종범 전 LG 코치다. '바람의 아들'로 불린 레전드 이종범 전 코치의 아들과 사위가 나란히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진귀한 일이 현실화될 날도 머지 않았다.

이정후와 고우석은 각각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와 마무리투수로 명성을 쌓았다. 

이정후는 프로 입단 후 7시즌 통산 타율 0.340에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을 기록했다. 5차례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절정의 기량을 발휘한 2022시즌에는 리그 MVP를 차지해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고정우는 7시즌 통산 354경기 등판해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프로 3년차인 2019시즌부터 LG의 마무리투수를 맡아 뒷문을 든든히 지켜왔고, 지난해에는 42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올라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로 우뚝 섰다.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팀들의 주목을 받은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20개 팀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고, 류현진이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때 이상의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고우석의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최근에야 밝혔기 때문에 이정후에 비해서는 미국 내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KBO리그 세이브왕 경력의 고우석이기에 불펜 투수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몇몇 팀들의 레이더망에 고우석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처남-매부의 메이저리그 도전기, 이제 그 막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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