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간알로이 원가 '전력비 30%'…산업용 전력요금 14년동안 65.8% 상승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망간알로이 업계가 생존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호소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철강 산업이 ‘산업의 쌀’이라면 망간알로이는 ‘철강 산업의 소금’이라 표현했다.

1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철강협회가 주관하고 이강후 의원이 주최하는 ‘위기의 국내 소재산업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권오준 철강협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기초소재 산업 중에서도 망간 알로이는 양질의 철강 특성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산업”이라며 “토론회를 통해 기초소재 산업의 당면 현안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양한 대안들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새누리당 이강후 의원이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철강업계 관계자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재산업 생존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미디어펜 고이란 기자

망간알로이(Mn Alloy)는 철강 제조과정에서 두 가지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강에서 탈산, 탕황제로 사용돼 불순물을 제거한다. 또 철강의 강도를 높여 고부가가치 강에 10% 이상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동부메탈, 심팩메탈로이, 동일산업, 태경산업, 포스하이메탈 등이 연간 90만톤 규모의 제품을 생산 중이다.

미국은 망간알로이를 국가 전략품목으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프랑스, 호주 등 선진국도 환경문제와 전력다소비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망간알로이 공장을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까운 중국에 경우 망간알로이의 외부 유출을 막기위해 수출세 20%를 부과하고 있다. 전기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도 자국 철강산업에 필수적인 망간알로이의 90%를 국내에서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망간알로이는 철강, 자동차, 조선, 전자 등 국가 기반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고부가가치화에 직결된 기초소재다. 이러한 망간알로이산업이 연이은 전기료 인상 여파로 생존 위기에 처했다.

망간알로이산업은 제조공정의 특성상 전력을 다소비하는 생산구조를 가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제조원가 중 전력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4%인데 비해 망간알로이산업의 경우 전기비용이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업계를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한 양승주 동부메탈 상무는 “지난 10년간 전기요금이 76% 상승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망간알로이업계”라며 “국내 업체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로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가 절감을 위한 기술개발, 인건비, 경비 절감 등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조원가에서 전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수익성을 맞추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주한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핵심소재 산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곧 바겐파워이며 질적 성장의 원동력이다”라며 “망간알로이 산업을 특수산업으로 구분해 그에 합당한 정부의 전략적인 정책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일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전력요금은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연 평균 6%가량 상승했다. 이는 기업의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 주택용 전력요금 대비 산업용 전력요금 차이가 OECD 평균 29%에 비해 22%에 그쳐 주요 국가 대비 산업용 전력요금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강후 의원은 “연속된 전기료 인상 여파로 위기에 처한 국내업계가 생존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토론회를 통해 나온 의견들을 향후 국가 산업정책에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연세대 손일 교수, 이이재 의원, 최연희 동부 회장, 문재도 산업부 차관, 이강후 의원, 정갑윤 국회 부의장, 이한성 의원, 송재빈 한국철강협회 부회장 등 철강업계와 정부 관계자 13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