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제외된 한화 "아쉽지만 경제발전 위해 총력"
구자원·구본엽·구본상 총수일가 3명 전원 탈락 LIG '침울'
재계, 환영 속 실망…"제외된 기업인 하루 빨리 사면돼야"

[미디어펜=김세헌기자] 13일 오전 정부의 광복 70주년 경제인 특별사면 명단이 발표된 가운데, 재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기업인 14명이 사면을 받은 것에 대해 환영하는 모습이다.

다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제외되는 등 기대했던 것만큼 많은 경제인들이 포함되지 않은데 대해서는 크게 아쉽다는 반응이다. 앞선 여론과 다르게 애초 경제인 사면 규모가 축소된 이번 발표에 대해 정부의 경제살리기 기조가 무색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 한화그룹 본사 / 미디어펜 자료사진

이번 사면명단에 포함된 경제인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대상자 선정을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사면에서 대기업 총수 등 경제인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신중하고도 엄격하게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면의 최대 수혜자인 SK그룹은 성장의 걸림돌이었던 총수의 경영 공백이 2년 7개월만에 해소된데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한화그룹은 김현중 부회장과 홍동욱 여천NCC 대표가 사면 대상에 포함됐으나 김승연 회장이 제외되면서 크게 아쉬워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승연 회장이 이번 사면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는 이미 두 차례 사면을 받은 전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김 회장은 앞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수감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바 있다.

김 회장의 사면을 크게 기대했던 한화그룹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태원 회장과 함께 사면 심사명단에 이름이 올랐던 최재원 SK 수석부회장도 이번 사면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면심사위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 가족을 2명 이상을 동시에 사면하는 것은 여론 정서에 위배되는 만큼 최 부회장을 이번 사면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원 LIG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 총수 일가 모두의 사면을 기대했더 LIG그룹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구 회장과 두 아들 구 부사장, 구 부회장은 수 천 억원대 LIG건설 사기성 CP(기업어음)를 발행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집행유예로 풀려지만 지난 2012년 10월 구속된 구 부사장과 지난해 법정구속 된 구 부회장은 아직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LIG그룹은 사면 대상자 발표 직후 총수 일가가 이번 사면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LIG건설 CP 피해자에게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번 사면 대상자 발표를 두고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면은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이라는 표현이 과할 만큼 기대에 못미친 결과가 나와 다소 실망스럽다”면서 “내수위기, 청년고용, 복지확대 등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문제의 열쇠가 일차적으로 기업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선의 결과라고 보기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사면된 기업인이 심기일전해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다시 한 번 헌신해 줄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이번 사면에 포함되지 못한 기업인에게도 빠른 시일 내에 사면이 이뤄져 이러한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사면 대상자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경제인 특별사면을 환영한다”면서 이번 특사를 계기로 경제 활성화에 매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전경련은 “대통령께서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경제인들에 대한 특별사면과 특별복권이라는 용단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며 “경제계는 이를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에 경제계가 앞장서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국무역협회는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환영하면서도 경제인 사면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역협회는 “경제인이 포함된 이번 특별사면을 환영한다”면서도 “국민 대통합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 기업인 포함 경제주체들에 대한 큰 폭의 사면을 기대했으나 소폭에 그쳐 다소 아쉽다”고 표명했다.

아울러 “성장, 고용, 복지 등 오늘날 한국경제가 직면한 문제 대부분은 기업에 답이 있으며, 청년일자리 창출의 주체도 기업”이라며 “그런 면에서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기업이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