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활동 군사 분야에 집중되고, 당 1비서직 공백 상태도 주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를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해 조기 등판시켰다는 통일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6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북한에서 김주애를 통한 4대 세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특히 김주애의 공개 활동이 군사 분야에 집중된 것에 주목했다.

이 당국자는 “김주애가 지금까지 모두 19번 공식 등장했는데, 그 중 16번이 군사활동과 관련 있다”면서 “특히 8월 29일 해군사령부 방문과 11월 30일 공군사령부 방문 때 사진을 보면 군사령관들이 주애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주애가 9.9절 열병식에선 주석단의 정중앙에 앉은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또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주애 옆에서 무릎을 꿇고 얘기하는 장면은 과거 오진우 인민무력부장이 후계자 시절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그랬던 것을 따라 연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항공절의 맞아 딸 주애와 함께 인민군 공군사령부와 제1공군사단 비행연대를 축하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2023.12.1./사진=뉴스1

특히 “최근 공군절 보도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보다 주애를 앞세운 포즈도 있었다”면서 “공군사령부 방문 때 북한군인들이 외치는 구호를 보면 '백두혈통 보위'가 나온다. 따라서 김주애 후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2021년 1월 8차 당대회 때 총비서직을 신설해서 김 위원장이 그 자리에 오르면서 1비서 자리를 공백 상태로 둔 점도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당시 1비서직을 비워둔 것이 주애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김 위원장은 2011년 김정일 사망 이후에야 권력이양을 시작하면서 준비 과정이 굉장히 짧았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 주애를 조기등판 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또 “최고권력자가 살아있는 상황에서 1비서직을 다른 사람이 제안하면 문제가 되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신설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것은 권력승계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물론 반론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교적이고 가부장적인 북한사회에서 여성이 어떻게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어느 정도로 유교적인 사회일까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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