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건설산업 실적전망 '저하'·신용등급 '부정적' 제시
"재무완충력 취약…PF 규모·지방 비중이 신용위험 좌우"
[미디어펜=김준희 기자]내년 건설업계 신용도 전망이 ‘흐림’으로 예상됐다. 고금리 및 분양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 개발사업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내년 건설업계 실적전망이 '저하', 신용등급 방향성이 '부정적'으로 제시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7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2024 종합건설 산업전망’에 따르면 내년 건설업계 실적전망은 ‘저하’,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으로 제시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기준 건축착공면적은 5200만㎡로 전년 동기 대비 40.4% 하락했다. 국내 건설수주 규모 또한 약 128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착공, 건설수주 등 건설경기 주요 선행지표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공사원가 부담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도 지속될 전망이다. 시멘트 가격의 경우 전력비 부담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이 존재하며 철근 가격 또한 과거 평균치를 대폭 상회하고 있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부실시공 방지를 위한 시공 품질 향상 등으로 인해 투입 원가는 더욱 오르는 상황이다.

분양시장은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대구와 울산 등 일부 지방의 경우 초기분양률이 5%를 하회했다. 내년 지방에서 예년 수준을 초과하는 입주물량이 예정된 만큼 지방 분양경기는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PF 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 외주사업 관련 PF 보증 규모는 올해 9월 말 기준 20조 원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의 경우 사업 지연 시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추가 사업성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본PF 전환 어려움을 가중시키면서 PF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개발사업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용지 확보 등을 위해 투입한 선투입자금 회수가능성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 분양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해당 사업장 중심으로 공사 및 분양대금 미회수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지방 사업장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영업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부동산 PF 차환 위험이 부각되면서 건설사 자체 자금을 활용한 차환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해 현금흐름은 더욱 저하될 전망이다.

대내외 여건 악화로 재무완충력이 취약해진 가운데 PF 우발채무 규모 및 지방 사업장 비중이 내년 건설사들의 신용위험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020~2021년 부동산 호황기에 주택사업 규모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일부 건설사의 경우 PF 우발채무가 크게 증가하고 그 과정에서 지방 사업장 비중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주택시장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재무적완충력이 취약한 가운데 PF 우발채무 규모가 과도하거나 지방 사업장 비중이 높은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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