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배우 류준열, 김혜수가 춘사국제영화제 남녀주연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7일 오후 서울 건설회관 비스타홀에서는 배우 송지우, 이규한, 개그맨 이병진의 진행으로 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거미집' 송강호,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 '올빼미' 류준열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류준열이 수상자로 호명됐다.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올빼미'를 비롯해 '봉오동 전투', '독전', '택시운전사' 등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류준열.

'올빼미'에서는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경수 역으로 분했다. 특히 류준열은 '주맹증'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가진 캐릭터를 세밀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소화했다.

류준열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이날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류준열은 영상을 통해 "꼭 참석해서 상을 받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올빼미' 개봉이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남우주연상은 이번 춘사영화제가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더 남다른 기억이 될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자면 안태진 감독님, 유해진 선배님, 동료들, 스태프분들께 이 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꼭 직접 뵙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 '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배우 류준열, 김혜수의 모습. /사진=김상문 기자


여우주연상은 '밀수' 김혜수, '자백' 김윤진, '달짝지근해: 7510' 김희선이 후보로 선정된 가운데, 김혜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혜수는 '밀수'에서 성공을 꿈꾸며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로 변신했다. 김혜수가 소화한 조춘자는 열네 살에 식모살이부터 시작해 돈이 되고,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인물로, 수 년 만에 자신의 고향 군천으로 다시 돌아와 승부수를 던질 제안을 한다. 

그간 드라마, 액션, 스릴러, 코미디 등 시대와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활약한 김혜수는 또 한 번의 경계를 뛰어넘어 그간 보지 못했던 날것의 연기를 선보였다.

수상자 소감에 나선 김혜수는 "객석에 앉아 트로피가 멋지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더 멋지다.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희 '밀수' 촬영 현장은 그 해 날씨보다도 뜨거웠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현장이었다. 서로 마주 보면서 끄덕이며 용기를 줬던 배우들, 6m 수심의 공포, 부상의 공포를 잊게 해준 훌륭한 스태프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모든 분들 덕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김혜수는 "'밀수'를 촬영하며 제 짝궁이었던 염정아 씨와는 사랑에 빠지게 됐고, 제 파트너였던 조인성 씨에게는 많이 배웠다. 함께 작품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은 배우들이었다"고 동료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밀수'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작업이었다. 특히 많은 배우들이 있지만, 해녀 군단 한 명 한 명께 감사드린다. 모든 것을 감내하게 해주셨던 코치팀에게도 감사드린다"며 다시 한 번 '밀수'의 해녀 팀과 이날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고민시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춘사 국제영화제는 춘사 나운규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투혼을 기리고자 개최되는 비영리 경쟁 영화제로, 1990년 설립돼 올해로 28회를 맞았다.

본 영화제는 나운규의 정신을 밑거름으로 다져 한국영화의 풍토를 새로이 조성하고, 제작현장에서 헌신하는 모든 영화 스태프, 영화인과 관객이 함께하는 대중적인 축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수상자는 한국영화감독협회의 감독들이 직접 선정해 공정을 기하고 상업주의적 경향을 극복한다.

영화제의 목적처럼 춘사 국제영화제는 차별화한 감독상의 무게로 특색을 살렸다. 타 영화상은 모두 작품상을 최고상으로 두고 있지만, 춘사 국제영화제는 2014년 제19회부터 영화감독의 권위를 높여 유일하게 최우수감독상을 대상으로 설정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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