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70달러 아래로…경기침체 우려도 점증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7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유주들은 타격을 입고 항공주들은 비상하는 모습이다. 단, 경제 전체를 놓고 보면 국제유가 급락이 경기침체의 ‘예고편’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7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유주들은 타격을 입고 항공주들은 비상하는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하며 증시는 물론 거시경제 전반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심리적 지지선이 붕괴됐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초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국제유가 급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회사들의 주가는 곧장 반응을 보였다. 먼저 환호한 곳은 항공업계다.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 주가는 전일 대비 1.12% 오른 2만2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주가는 4.71%까지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4.21% 올랐고, 아시아나IDT는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이는 EU집행위원회가 홈페이지 공지에서 "2024년 2월 14일 전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 대한 잠정 결론을 내리겠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저비용 항공사(LCC) 에어부산(6.23%), 진에어(3.26%), 제주항공(2.93%), 티웨이항공(2.68%) 등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그간 항공주들은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로 ‘이중고’를 겪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 항공 수요는 늘었지만 원가 부담 때문에 지난 3분기에도 실적부진의 고리가 끊기지 않았다. 하지만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실적반등의 실마리가 잡혀가는 모습이다.

반면 정유주들의 흐름은 정반대다. 지난 7일 S-Oil(에쓰오일)은 1.64% 내린 6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이노베이션(-0.52%), 극동유화(-3.51%), 중앙에너비스(-1.11%) 등이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변수에 의해 업종별로 희비가 뚜렷하게 갈린 셈이다.

국제유가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국제유가 흐름의 중심주체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정부 수입·지출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사우디가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는 최근 “세계 경제가 침체하고 원유 공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우디는 원유 감산폭을 현재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가 하락은 그 자체로 경기침체의 확실한 전조이므로 경제 전반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무디스가 지난 5일 경기 둔화와 부동산 리스크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는 등,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국경제 변수도 경기침체 우려를 가중시킬 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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