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같은 팀 동료로 한솥밥을 먹게 될까. 샌디에이고의 선수 영입 리스트에 이정후가 올랐다는 소식으로 국내 야구팬들의 귀가 솔깃해졌다.

이정후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신청을 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 최고 타자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많은 메이저리그 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 보도를 통해 이정후의 입단이 유력시 되는 팀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전까지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가 갑작스럽게 '이정후 행선지'로 떠올랐다. 이는 샌디에이고와 뉴욕 양키스의 대형 트레이 여파다.

   
▲ 2019년 1월 키움 히어로즈 출범식 때 함께 자리한 김하성(왼쪽)과 이정후. 둘이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을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7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외야수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양키스로 보내고 투수 마이클 킹, 드류 소프, 조니 프리토, 랜디 바스케스와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 등 5명의 선수를 양키스에서 데려오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외야수 보강이 필요한 양키스가 소토와 그리샴을 확보하고, 샌디에이고는 몸값이 높은 소토를 처리하면서 투수진의 뎁스를 높이고 포수 자원까지 데려오게 됐다. 두 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이번 트레이드가 이정후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는 이날 두 팀의 트레이드 소식과 함께 "KBO리그 출신 외야수 이정후에게 샌디에이고가 유력 행선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LB닷컴의 마크 파인샌드 기자 역시 "샌디에이고의 지출 장부에서 소토가 받을 3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이 빠지면서 이정후가 샌디에이고 영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정후의 샌디에이고 입단 가능성을 전했다.

납득이 가는 전망이다. 당초 이정후의 입단 유력 팀 가운데는 양키스가 포함돼 있었다. 양키스는 애런 저지 외에 타격 실력까지 갖춘 확실한 외야수가 없어 외야 전력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였고,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는 이정후는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었다.

그런데 양키스가 소토와 그리샴을 한꺼번에 트레이드로 확보하면서 외야수 갈증은 해소됐다. 반면 소토와 그리샴을 내준 샌디에이고는 외야 전력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고, 소토의 이적으로 자금에도 여유가 생겼다. 샌디에이고가 이정후에게 손을 내밀 이유가 뚜렷해진 셈이다.

이정후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는다면, 김하성과 다시 한 팀에서 뭉치게 된다. 둘은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절친한 선후배였고, 먼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김하성은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도전 꿈을 키운 이정후에게 많은 조언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정후가 샌디에이고에 입단한다면 메이저리그 적응에 선배 김하성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샌디에이고가 원한다고 해서 이정후와 계약을 성사시킨다는 보장은 없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정후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큰손' 구단 뉴욕 메츠가 이정후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정후 영입 경쟁이 치열해진다면 샌디에이고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 있다.

이정후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기가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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