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 전환 드라이브에도 정체성 유지할 전망"
"SK디앤디, 인적분할로 이종 사업 디스카운트 해소…성장 기회로 삼아야"
[미디어펜=성동규 기자]SK디앤디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 지분투자에 참여한다. 내년 '에코그린'이 에너지사업을 갖고 인적분할하는 만큼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SK그룹 건설‧부동산 계열사들이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어 SK디앤디의 향후 거취에 눈길이 쏠린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그리드플렉스(GridFlex Inc) 주식 4552주를 취득해 지분 20%를 확보하기로 했다. 취득금액은 174억4080만 원이다. 이는 SK디앤디 자기자본의 2.5% 규모다. 

취득방법은 현금 취득이며 취득 예정일자는 2025년 4월 30일이다. 그리드플렉스는 미국 ESS 사업 추진을 위해 SK가스가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설립하는 현지 법인이다. SK가스는 최근 그리드플렉스에 약 697억원을 출자해 지분 80%(1만8200주)를 취득했다. 

나머지 지분을 SK디앤디가 취득하기로 한 배경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사업과의 시너지와 전력계통의 안정화를 위해 ESS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에코그린은 이미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주권 재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해 재상장에 적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SK디앤디와 에코그린은 내년 2월 주주총회를 거쳐 3월 1일 자로 분할될 예정이다. 내년 2월 28일부터 한 달간 주식 거래가 정지되며 내년 3월 29일 각각 변경 상장과 재상장을 거쳐 새롭게 출범한다.

SK디앤디는 부동산 전문회사로 존속하면서 공간 플랫폼 및 솔루션 사업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SK그룹 차원에서 건설과 부동산 부문의 힘을 빼고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힘을 싣고 있기는 하지만 분할 이후에도 기존과 크게 달라질 건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SK디앤디 주력사업은 부동산 개발이다. 3분기 연결기준 부동산 개발·운영사업 부문이 전사 매출 76.60%(3035억1600만원)를 책임지고 있다. 

올해 들어 회계정책 변경으로 영업 관련 지분법 손익이 영업활동으로 분류됨에 따라 지분투자(리츠, REF 등)를 통한 부동산 개발사업의 수익이 2021년 지난해와 비교해 비약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기존에 추진하던 부동산 개발사업 물량도 적지 않게 남아 있는 상태다. 3분기 말 기준 지식산업센터 생각공장 당산과 구로, 군포 트리아츠 잔여 영업수익은 각각 118억7000만원, 4683억1200만원, 1361억8600만원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 각계열사들이 주요 이슈로 '친환경 사업 전환'을 꼽고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섰다"며 "그렇다고는 해도 이미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 비주거 부동산 부문에 생태계를 갖춘 SK디앤디에 체질개선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고는 해도 여전히 성장성이 높은 시장임에는 틀림없다"며 "이번 분할을 계기로 이종 사업의 디스카운트 해소를 통해 유의미한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