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정상 최초로 네덜란드에 국빈 방문하는 가운데 세계 메모리 반도체 1, 2위 수장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동행하며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으로 12~13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머무리는 순방길에 동행한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윤 대통령과 ASML을 찾아 베닝크 CEO 및 경영진을 만나고 클린룸을 참관할 예정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AFP 인터뷰에서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관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주요 경쟁 국가는 아니지만, 노광장비인 EUV를 독점 생산하는 ASML을 보유하고 있다. ASML은 반도체 웨이퍼 위에 회로 선폭을 새기는 노광 과정에 필요한 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특히 미세 회로 구현에 반드시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는 전 세계에서 ASML만이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장비는 1대당 최소 2000억 원에 달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모두에서 미세공정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주요 기업들은 ASML의 장비를 제때 반입하는 것이 설비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여겨진다. 

ASML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주된 협력사로 불리는 이유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윤 대통령과 함께 ASML의 클린룸을 방문해 양국의 반도체 협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장비 확보를 위해 ASML 고위 경영진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 2020년 10월 ASML 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도 현지를 찾아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각각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네덜란드는 ASML 외에도 세계 최고 원자층증착(ALD) 장비업체인 ASM과 차량용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NXP 등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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