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방문 때 이용한 차량과 달라 최근 한두달 사이 교체한 듯
‘김씨 일가’·간부 애용하면서 어머니대회서 “별난 언행·옷” 지적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차를 독일의 고급 차량인 ‘벤츠 마이바흐’로 바꾼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9일 SBS가 보도한 화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3~4일 열린 전국 어머니대회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이동할 때 새로운 전용차를 이용했다. 

김 위원장이 평양체육관 앞 광장에 도착해 전용차에서 내리는 화면을 보면, 차량 뒷문 후면에서 마이바흐 마크가 포착됐고, 트렁크에 ‘S650’이 찍혔다. 따라서 이 차량은 2019년 출고된 벤츠 마이바흐 S650으로 추정되며,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기본 가격만 3억 1540만원에 달한다.

지난 9월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때 전용열차에 실어가서 이용했던 전용차도 마이바흐 리무진이었다. 하지만 이 차량엔 마이바흐 마크와 S650 글자가 없었다. 따라서 전용차 교체는 최근 한 두 달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전용차를 타고 평양체육관 앞 광장에 도착해 신형 벤츠 마이바흐 차량으로 보이는 전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2023.12.9./사진=SBS 보도화면 캡처
문제는 벤츠 차량의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사치품으로 분류해 북한에 수출을 금지한 대북제재 대상 품목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수출입이 금지된 명품을 김씨 일가가 애용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금지는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에서 결의된 대북제재 1718호부터 포함됐으며, 대북제재 결의가 거듭될수록 고급 자동차는 물론 시계, 요트, 고가 스포츠 장비 등의 북한 반입이 금지돼있다. 

하지만 북한은 우회 경로를 개발해 김정은 일가와 측근들을 위한 명품들을 꾸준히 반입해왔다. 특히 김정은의 벤츠의 경우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 5개국을 거치는 복잡한 ‘경로 세탁’을 통한다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김정은이 명품 시계와 명품 펜을 사용하는 모습도 여러번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들에게 재난을 이겨내자”고 연설하면서 당시 1400만 원대의 스위스 IWC사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손목시계를 착용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러시아 방문에서도 IWC 시계와 몽블랑 펜을 사용했으며,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00만원짜리 디올 가방을 들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공개석상에서 수백만원대의 디올 핸드백과 티파니 목걸이를 착용하고, 구찌와 베르사체 원피스를 입은 모습도 포착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10살 딸 김주애도 지난 3월 화성-17형 시험발사 참관 당시 240만원 상당의 디올 제품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외투를 입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차가 벤츠 마이바흐로 바뀐 모습. 2023.12.9./사진=SBS 보도화면 캡처

김정은이 측근에 시계나 양주 등 사치품을 선물하는 ‘선물통치’는 이미 엘리트 탈북민 등의 증언을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김씨 일가와 간부들의 명품 사랑은 식을 줄 모르는데 일반주민들에게만 혁명을 당부하는 모순된 상황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새로 구입한 벤츠 차량을 타고 참가한 어머니대회에서 비사회주의를 배격하는 ‘가정 혁명화’를 주장한 것은 더욱 아이러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어떤 어머니들은 자식들의 우리식이 아닌 언행을 내버려두고 있으며, 자식들에게 별난 옷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적으로 이색적인 현상과 투쟁을 강화하는데 어머니들이 적극 합세해야 한다. 어머니들부터 공산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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