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추신수(41·SSG 랜더스)가 내년 1년만 더 뛰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상징적인 의미로 최저연봉만 받고, 그마저도 전액 기부한다. 명예로운 현역 마감의 길을 밟기로 한 것이다.

SSG 구단은 14일 "추신수 선수가 2024 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며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 구단도 이숭용 신임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고 고민했던 은퇴를 1년 미루기로 결정한 배경을 전했다.

   
▲ 사진=SSG 랜더스 홈페이지


이어 그는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2군) 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퓨처스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까지 감수하겠다며, 팀을 우선시 하는 생각과 야구에 대한 진지한 열정을 드러냈다.

추신수의 은퇴 시즌에는 여러모로 많은 의미가 담긴다.

추신수는 내년 연봉으로 KBO리그 최저연봉인 3000만원만 받기로 했다. 올해 추신수의 연봉은 17억원이었다. 무려 16억7000만원 삭감이다. 이는 추신수의 구단에 대한 배려다. 이미 고액 연봉자들이 많아 샐러리캡을 맞추기가 버거운 SSG에 추신수의 고액 연봉은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추신수는 자신의 연봉을 포기함으로써 SSG의 팀 운영에 숨통을 튀워줬다. SSG는 여윳돈으로 FA(자유계약선수) 계약 등을 통해 전력 보강을 할 수 있게 됐다.

추신수는 3000만원 연봉 전액도 기부할 생각이다. 이 역시 국내 복귀 후 꾸준히 기부를 해온 추신수의 뜻이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기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추신수는 SSG 입단 후 지난 3년간 알려진 것만 해도 24억원 이상을 야구 후배나 지역을 위해 기부해왔다. 내년에도 연봉 전액뿐 아니라 사비를 보태 기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추신수는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홈, 원정 팬 관계없이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며 팬 서비스도 약속했다.

추신수는 구단에 다양한 팬서비스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 특별 사인회 개최, 아마야구 지원 등 팬과 함께 뜻깊은 추억을 만들어가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추신수는 현역 마지막 시즌 '캡틴'을 맡는다. 이숭용 신임 감독의 요청을 추신수가 받아들인 것. 이 감독은 추신수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주장직을 맡기기로 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며 미국으로 건넌간 추신수는 마이너리그를 거쳐 2005년 빅리그 데뷔한 후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의 야수로 활약했다. 16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652경기 출전해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의 성적을 냈다.

2021년 SSG에 입단하며 KBO리그 뛰어들어서는 3시즌 동안 361경기서 타율 0.260, 49홈런, 168타점을 기록했다.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된 추신수는 SSG 선수들을 뭉치게 해 2022시즌 통합 우승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SSG에서 가장 명예로운 은퇴 수순을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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