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기동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FC서울 지회봉을 잡았다. 

서울 구단은 14일 "제15대 사령탑으로 김기동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포항 구단도 "김기동 감독이 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김기동 감독은 서울 구단을 통해 "서울에서 저를 선택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 잘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무엇보다 서울의 찬란했던 영광을 다시 재현시키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 많은 기대에 반드시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서울 감독으로 부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 김기동 감독이 FC서울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사진=FC서울 SNS


아울러 포항 팬들에게는 김 감독이 직접 쓴 손편지로 작별을 고했다.

김 감독은 "오늘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991년 선수로서 포항에 입단해 3년간 선수 생활을 하다가 잠시 자의가 아닌 이적이 있었지만 2003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포항에서 살면서 포항이라는 도시를 사랑했고 또한 포항 스틸러스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프로 선수로서의 김기동의 시작과 지도자 김기동의 시작에는 늘 포항 스틸러스가 있었다"고 오랜 세월 포항과 함께 한 소회부터 밝혔다.

이어 "2019년 첫 감독직을 맡으면서 많은 어려운 과제들로 시작했다. 하지만 팬 여러분의 지지와 열정적인 응원과 관심 속에 저는 용기와 희망을 얻었고, 팀 창단 50주년이자 감독 5년 차인 올해 FA컵 우승과 리그 2위,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확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첫 경기 끝나고 팬 여러분들 앞에서 제가 한 말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우승이라는 것은 선수만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지지가 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스틸러스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더욱더 큰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FC서울로 이적하려 한다. 시즌을 마치고 여러 구단에서 오퍼가 있었지만, 주변의 여러 사정을 모두 고려해 FC서울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다. 팬 여러분 중에 이해 못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없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제게는 또 다른 도전과 과제들이 될 것이고 어려운 선택이었다. 많은 고심 끝에 결정을 했다. 가슴이 먹먹하고 쓰리고 아프다. 매일매일 마음이 불편하다"고 포항을 떠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끝으로 김 감독은 "어디에 있든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겠다. 앞으로의 제 선택에 지금까지 그래주셨듯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저도 스틸러스팬 여러분들한테 받았던 사랑 잊지 않고 살겠다"며 작별 인사를 고했다.

   
▲ 김기동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와 작별을 고했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SNS


프로 선수 생활의 시작과 끝을 포항 유니폼과 함께한 김기동 감독은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6년 포항 수석코치를 맡은 뒤 2019년 포항 사령탑에 올랐다. 포항 감독으로 2020시즌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고, 202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는 K리그 1에서 2위의 성과를 냈고, FA컵 우승으로 지도력을 발휘했다.

김기동 감독이 서울로 옮긴 것은 최근 수 년간 하위권 성적에 머문 서울이 팀 재건을 위해 김 감독에게 강력한 러크콜을 보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은 "김기동 감독의 뛰어난 전술과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한 재미있고 역동적인 축구가 구단의 철학과 방향성에 부합했다. 무엇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해 감독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김 감독 선임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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