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채택 후 실시한 '전 지구적 이행점검' 결과 최초 도출
총 21페이지 196문항 분량 결정문 'UAE 컨센서스' 채택
1995년 첫 총회 이후 '탈화석연료' 필요성 명확히 제시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피해 대응 위한 기금 운영방안 결정문 합의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당초 예정됐던 폐막일까지 결정문 내용을 합의하지 못하다가 하루 넘긴 13일 오후 4시(현지 시각) '탈화석연료로 전환'이라는 결과를 도출하고 막을 내렸다.

   
▲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9일(현지 시각) 제28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8)가 열리고 있는 UAE 두바이 엑스코에서 대한민국 수석대표로 발언대에 올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환경부


이번 총회에서는 파리협정 채택 이후 최초로 실시된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의 첫 조사 결과가 도출됐다. COP28에서는 이를 위해 장관급 회의를 감축, 적응, 이행수단 등 각 부문별로 진행하고 그간 이행 상황을 검토했다. 이를 바탕으로 당사국들의 향후 방향을 제시하는 총 21페이지 196문항에 달하는 결정문 'UAE 컨센서스'를 채택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파리협정 이행의 긍정적 측면으로 파리협정 채택 이전 예측됐던 4도(℃) 상승에서 당사국들이 제출한 국가별감축목표(NDC) 이행 시 전 지구적 온도 상승을 2.1~2.8°도로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파리협정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 탄소배출을 2019년 대비 2030년 43%, 2035년에는 60% 감축이 필요하며, 2025년 이전 배출 정점 도달 및 2050 탄소중립 달성이 필요하다는 기존 감축경로도 재확인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전 지구적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충 및 에너지효율 2배 증대와 저감장치 없는 석탄의 단계적 감축, 에너지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화석연료와 관련해 전환과 퇴출을 두고 선진국과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산업개도국, 도서국 등 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다. 그 결과 100개 이상 당사국들이 요구한 '단계적 퇴출'이 아닌,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표현이 결정문에 포함되며 줄다리기를 마쳤다. 이는 지난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첫 총회 이후 약 30여 년 만에 화석연료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명확화한 것이다. 

결정문에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최초로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감축 수단으로 재생에너지 외에 원자력, 저탄소 수소, CCUS 등이 명시됐다. 환경부는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 활성화를 위한 주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NDC와 관련해서는 경제 전반, 모든 온실가스 및 부문 포함,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차기 NDC 제출을 독려했다. 

적응에서는 논의 끝에 전 지구적 적응 목표를 수립하기로 하고, 향후 글로벌 단위 적응이 나아갈 종합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그동안 적응 관련 사항이 여러 의제를 통해 논의되면서 전 지구적 현황을 점검할 창구가 부재했는데, 전 지구적 이행점검을 통해 전 지구적 적응의 종합적인 현황 점검과 구체적 노력 방향을 제시했다.

전 지구적 적응 목표 체계는 파리협정 7조 1항에 명시된 △적응역량 강화 △회복력 증진 △취약성 저감 등 정성적인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것으로, 전 지구적 적응 목표 달성과 전체적인 진전 검토에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전 세계 차원에서 달성해야 하는 부문별 및 정책주기별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으나, 구속력은 없어 각 국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 세계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아직 발전 가능성이 상당 부분 남아있다는 점에서 향후 긴밀한 동향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UAE는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금 초기재원 조성과 관련해 1억불 공여를 약속하며 의장국으로서의 리더쉽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들도 정상회의를 통해 재원 공여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이번 총회 개막식에서 기금 운영방안을 담은 결정문이 기금 및 지원체계를 마련하기로 합의한 지 1년 만에 채택된 바 있다. 

이번 총회에는 198개 당사국을 포함해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단체 등 9만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수석대표,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교체수석대표를 맡았으며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했다. 

우리 대표단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강화된 기후행동을 촉구하고, 신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 활용 등 저탄소기술 중요성이 결과문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녹색기후기금(GCF) 3억불 추가 기여 등 기후 취약국을 위한 기후재원 공여 증대 의지를 표명하며 전 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을 지속할 것임을 약속했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는 내년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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