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한 SK하이닉스가 신용 등급도 상향 전망되며 업황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4분기 안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4.19% 오른 13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장중 10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99조5179억 원에 마감됐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1위인 삼성전자(436조3911억 원)를 뒤잇는 2위 자리를 탈환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윌 27일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당일 시가총액 2위에 등극하면서 3위에 머물러야 했다.

여기에다 지난 1분기 3조4020억 원의 적자를 낸 후 2분기(2조8820억 원), 3분기(1조7920억 원)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4분기 안에 SK하이닉스가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낸드(NAND) 부문은 조 단위 적자가 진행 중이지만,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D램 부문이 4분기에는 실적이 대폭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수요가 분명해지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날개를 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HBM은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강화한 고성능 D램으로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 AI를 구동하기 위해선 기존 D램에 비해 빠른 연산 속도를 가진 반도체가 필요한데, HBM이 이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의 턴어라운드 시점이 빠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전날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가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인해 빠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등급전망을 기존의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S&P는 이날 “SK하이닉스가 급성장하는 생성형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향후 6∼18개월 동안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업체들도 고대역폭메모리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이미 선도적인 시장 입지와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면서 “12∼18개월 동안 급격한 수요 확대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고부가 제품의 판매량 증가 및 글로벌 D램 업황 개선으로 SK하이닉스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올해 약 6조 원에서 내년에 약 21조 원으로 크게 늘 것으로 추정했다.

또 설비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빠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내년 잉여영업현금흐름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를 통해 “연간 영업현금흐름이 올해 약 4조 원에서 내년에 약 16조 원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영업이익 역시 올해 약 8조 원에 달하는 손실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7조 원 수준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점쳤다. 적자를 기록 중인 낸드플래시 사업부와 경기 둔화가 리스크로 작용하겠지만, 손실 폭은 줄어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S&P는 “SK하이닉스가 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을 상당 기간 1.0배 이하로 유지한다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