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이어 건설기성도 감소 예상…내년 2분기 전후 침체기 진입
PF 구조조정 전망도 나와…건설사, 가진 현금으로 버텨야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건설경기 침체가 내년, 특히 상반기에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건설사들은 더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 건설수주는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건설기성은 지난해 5월부터 17개월 연속 증가 중이다./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1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최근 '건설경기, 내년 2분기 전후 침체기 진입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건설경기는 후퇴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침체기에 진입하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건산연은 최근 준공을 앞둔 건축공사가 활발해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기성(건설사들이 한달동안 시공한 공사실적)은 양호하지만 신규공사 위축으로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수주는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건설기성은 지난해 5월부터 17개월 연속 증가 중이다. 

문제는 수주가 계속해서 줄어들면 결국 건설기성도 감소할 것이라는 점이다. 건설기성은 평균적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12~15개월 지나면 감소한다. 건산연은 이를 토대로 내년 2~5월 사이에 건설기성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기성의 감소는 건설사가 받는 공사비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또 이같은 분석을 통해 현재 건설경기는 후퇴기이며 본격적인 침체는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 착공 물량이 워낙 적은 만큼 내년 건설경기 성장세는 마이너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부동산 개발사업 자금 젖줄이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마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PF 구조조정을 염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4일 '금융상황 점검 회의'에서 "한계기업 등에 대해서는 정상화 가능성 평가를 토대로 자구노력과 손실 부담 등 자기책임 원칙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통해 잠재 부실 누적을 예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F에 문제가 생길 경우 사업 당사자인 건설사와 금융사 등이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 내년 상반기 건설경기가 침체기에 진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 3분기 기준 134조3000억 원이다. 전 분기보다 1조 원 넘게 늘었고, 연체율도 2.24%로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PF 상황은 안정적이라는 입장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언젠가는 PF에 대해 손을 봐야 될 것으로 보고 있다.  

PF 대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사 착공을 위한 자금이 조달되지 않는다. 착공 감소는 건설사의 일감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건설업계 분위기는 이미 얼어붙어 있다. 심지어 특정 중견건설사의 워크아웃 소문과 함께 내년 본격적으로 건설사 연쇄부도설까지 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기가 쉽지 않다"며 "수주는 물론 분양도 올해보다 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상당수 건설사가 최근까지 벌어놓은 현금이 많은 만큼 버틸 수 있다"며 그렇게까지 비관적으로 볼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언제 건설경기가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내년 미국 금리가 내려가고 총선 전후로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늘어난다면 침체에서 벗어나는 기간이 더 빨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예측을 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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