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25)가 오라클 파크에 입성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레츠 고 자이언츠!"를 외쳤다.

이정후는 1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서 공식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샌프란시스코는 전날 총액 1억1300만달러에 이정후와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고, 이날 환영하는 자리를 마련해줬다.

   
▲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장이 입단식에서 이정후에게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날 이정후 입단식에는 아버지 이종범을 비롯한 가족들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장 등이 참석했다.

미리 준비해온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한 이정후는 "레츠 고 자이언츠!"라는 멘트로 화끈한 인사를 했다. 등번호 51번이 새겨진 샌프란시스코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한 후에는 "핸썸?(잘 생겼나요)"이라는 조크를 던질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한국 KBO리그 최고 타자가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을 하고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기 때문에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많은 취재진이 참석해 이정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역사도 깊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레전드 선수도 많다. 최근에도 우승을 많이 한 팀이다. 역사적인 팀에서 선택을 해주셨고, 나도 역사가 깊은 구단에서 뛰게 돼 영광이다"라고 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당장 가장 필요한 것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밝힌 이정후는 "새로운 투수들과 새 환경, 야구장…. 한국에서는 (원정시) 버스로 이동하지만 여기에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다. 시차도 적응해야 하고, 적응해야 하는 게 많다. 이런 것들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이종범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아비지에게서 특별히 무엇을 배웠느냐는 질문에 이정후는 "야구적으로 배운 것은 없다"말하며 웃은 뒤 "인성과 좋은 사람으로서 클 수 있는 것들… 항상 선수가 잘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에 대해 배웠다"고 아버지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지난 7월 수술을 받은 발목의 상태에 대해서는 "100% 회복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할 때 도와주신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애기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선배이자 이제는 상대팀으로 만나게 될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대한 질문에는 "내게는 정신적인 지주가 되었던 형이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함께 했던 시절을 뒤로 하고 맞대결을 하게 돼 신기하고 설렌다. 앞으로도 많이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 이정후가 등번호 5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광판에는 이정후 환영 영상이 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스스로에 대해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 이정후는 "팀에 승리를 안길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선수"라고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별명이 '바람의 손자'가 된 이유를 설명한 이정후는 아버지보다 빠르냐는 질문에는 "아버지는 정말 빠르셨다. 지금은 (내가) 이기지만 같은 나이 대에 뛰어보라면 절대 못 이길 것 같다"고 얘기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시즌 목표에 대해 이정후는 "우선은 적응하는게 중요해서 적응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팀이 이기는게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팀이 이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인 최고 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같은 지구의 LA 다저스에 입단해 자주 맞붙게 된 데 대한 질문에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짧은 말로 답을 대신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