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쇄신 아이콘” vs 비윤 “뭘 할 수 있냐”...공천 유불리 놓고도 셈법 달라
오늘 연석회의서 ‘한동훈 추대’ 논의...'한동훈 비대위' 중론 모아질지 관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 후보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유력 검토되는 가운데 '한동훈 추대론'을 놓고 당내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주류인 친윤계(친윤석열계)는 한동훈 비대위가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윤계는 정치 경험 부족 등을 들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비대위원장 인선은 전국 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끝난 뒤에나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친윤계 의원들은 비대위원장 후보로 한 장관을 추대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이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보이는 것은 물론 대야 전투력까지 갖추고 있어 적임자라는 것이다. 또한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수직적 당정관계 문제 역시 윤석열 대통령과 깊은 신뢰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도부 소속 일부 인사는 주말 동안 당내 비대위원장 선호도 등을 파악하고자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접촉하는 등 여론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 특검 국면을 돌파할 수 있고, 동시에 영남권 공천 혁신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원내·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전에 유리한 여론 지형을 만들어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12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당 내에서는 공개적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 경험 이전에 국민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 당원들이 누구를 원하느냐 아니겠나. 그런 차원에서 국민과 당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한 장관이 최우선 선택지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같은 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대표에 필적할 수 있는 유일한 대권주자로서의 여론조사가 나오는 힘을 갖고 있는 게 한 장관"이라며 "만약 그 힘을 갖고 인요한 위원장이 추진했던 개혁과 혁신의 길을 더 가열차게 나설 수만 있다면 판을 한번 제대로 바꿔낼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이 와서 가장 먼저 국민이 바꾸라고 하는 당정관계에 대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여기에서 실질적인 대통령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 그동안 당이 못했던 것을 해낼 수만 있다면 그동안 제기했던 프레임은 완전히 깨지게 되는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반면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는 '한동훈 추대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윤석열 정부의 복심으로 불리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그동안 주장해왔던 수평적 당정관계 확립이 어렵다는 우려에서다. 또한 정치경험이 전무한 한 장관을 총선 사령탑으로 내세우기에는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치적인 면에서 어떨지, 국민에게 (한동훈)이 정치력이 있구나하는 면을 보여주신 것은 많지 않다"라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익숙했던 분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뭘 할 수 있겠느냐"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그 사람이 정치를 한 번도 안 해봤던 사람인데 그 사람이 갑자기 비대위원장을 와서 뭘 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이날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된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일까지 당내 의견을 모아 비대위를 띄운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대위원장 인선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기자들에게 "종합적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 분위기는 아니고 토론을 하고 있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데 대해 이견이 잇을 수 있다. 경험이 필요하지 않나는 의견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를) 찬성하는 원외 위원장들이 몇 사람 했는데 그게 전체가 아니다. 아닌 사람들도 지금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 외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에 대한 예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월 6일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서 '출입국 이민관리청 신설 방안'에 대하여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하태경 의원은 "한 20명 정도 이야기 했는데, (한 장관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지지율이 높고 참신하니까 잘 할 수 있다 이런 거고, 우려하는 분들은 이유가 다양한데 일단 본의 아니게 너무 내려 꽂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런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우리당의 소중한 자산인데, 오늘 이렇게 판을 깐 건 지도부가 소극적인 게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왔다"라며 "저렇게 판을 깔면 찬반 의견이 될 수밖에 없다. 추대로 갈 수가 없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 장관은 이날 예정된 외부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열리는 '마을변호사 1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대신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법무부는 한 장관 대신 이 차관이 참석하는 이유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