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아파트 공급 물량 13년 만에 최저 수준
매매·전세가격 변동률도 2년 연속 하락폭 확대돼
일부 지표 하반기 회복세…정책·총선 결과 '변수'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올해 공급 물량을 비롯해 매매·전세가격 등 주택시장 주요 지표가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하반기 들어 일부 회복 조짐도 드러난 만큼 내년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와 총선 결과에 따른 주택정책 방향이 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올해 전국 아파트 공급 물량이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공급 물량은 23만1549가구(예정 물량 포함)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17만2670가구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분양실적은 1분기 3만4829가구, 2분기 3만9894가구 등 총 7만4723가구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16만5436가구 대비 45% 수준이다.

미분양으로 인해 자금흐름이 악화한 가운데 원자잿값 및 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의 분양 지연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2.3대 1로 지난해 7.5대 1보다 소폭 상승하며 두 자릿수를 회복했으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평균 청약경쟁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한 지역은 지난해 8곳에서 올해 3곳으로 줄었다. 1대 1 청약경쟁률에 못 미친 미달 지역도 2곳에서 3곳으로 확대됐다.

분양가는 오름세를 지속했다. 올해 전국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1806만 원으로 지난해 152만 원 대비 285만 원 올랐다. 서울도 지난해 3476만 원에서 올해 3529만 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매매·전세시장도 어려움이 계속됐다.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3.95%로 지난해 -2.01%에 이어 낙폭이 확대되며 2년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세가격 변동률 또한 지난해 -3.35%에 이어 -5.67%로 내림폭이 증가했다.

전반적으로는 주택시장 침체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일부 지표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회복 조짐을 나타낸 것도 사실이다.

공급 물량의 경우 3분기부터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청약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4분기에만 연간 총 공급량의 절반에 가까운 10만5190가구가 집중됐다.

청약경쟁률은 서울의 경우 지난해 10.9대 1에서 올해 59.5대 1로 대폭 상승했다. 규제지역 추첨제 확대 및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청약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진 영향이다.

매매가격 또한 서울 기준 3월 -0.47% 변동률로 저점을 찍은 뒤 7월 상승반전 이후 11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지난해 하반기 1000건에 못 미치는 역대 최소 거래량을 기록한 뒤 올해 1월부터 우상향해 10월까지 3000~4000건 내외를 기록했다.
공급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전반적으로 주택시장 어려움이 지속된 가운데 하반기 반전 기미도 엿볼 수 있었던 한 해로 볼 수 있다.

내년 주택시장도 악화된 업황으로 인해 고난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이행력과 총선 결과에 따른 주택정책 방향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주택 공급을 단기간 증가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으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급 의지를 표명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 이슈를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높은 금리수준과 업황 부진이 길어진다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규모가 확대되고 계획한 공급사업 실행이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공주택의 차질 없는 공급과 더불어 수요 회복이 빠르게 이뤄져야만 민간건설사 참여를 독려해 공급 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또 내년 총선 결과에 따른 주택 정책 흐름도 변수가 될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