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현대건설, 내년 1월 1일 공사 중단 '최후 통첩'
조합-시공사 직접 갈등 아닌 내홍 인한 협의체 부재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공사 중단’ 위기에 처하면서 ‘제2의 둔촌주공’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직접 갈등을 겪었던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과 달리 조합 내홍으로 인한 집행부 부재에 따른 결과인 만큼 결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 지난해 4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현장에 공사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에 내년 1월 1일자로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7년 이 사업을 수주해 지난해 10월 착공했다. 그러나 착공 후 이에 따른 공사비 약 1800억 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정률은 20% 수준이다.

공사비 지급이 늦어지는 이유는 조합이 내홍에 휘말리면서다.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은 당초 올해 상반기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내분으로 집행부가 부재 상태가 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지난해 10월 착공 당시만 해도 조합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었으나 지난 2월 조합 임원 전원이 직무 집행정지가 되면서 조직이 마비됐다.

현대건설은 공사비가 지급되지 않을 경우 공사를 중단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조합에 여러 차례 전달해왔다. 그러나 조합 내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상황이 진전될 기미가 안 보이자 결국 ‘공사 중단’이라는 최후 통첩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 공사가 중단될 경우 ‘제2의 둔촌주공 사태’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지난해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등을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약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되는 등 사업이 지연된 바 있다.

다만 이번 대조1구역 공사 중단과 둔촌주공 사태는 결이 다르다는 시선도 있다. 둔촌주공 사태의 경우 조합과 시공단이 직접 갈등을 겪으면서 공사 중단까지 이른 반면, 대조1구역은 조합이 내분으로 인해 와해되면서 시공사 협의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에 공사 중단이라는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의 경우 조합과 시공단이 표면적으로 갈등을 겪으면서 공사가 중단됐지만 대조1구역의 경우 시공사와 협의 주체가 아예 없는 상황이라 같은 공사 중단이라 해도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조합 내부적으로 공사 중단 위기에 따른 대응 및 조치 등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16일 현대건설이 대조1구역 조합원 약 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현재 상황에 대해 안내한 만큼 사태 해결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편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은평구 일대 11만2000㎡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5층, 총 28개 동, 2451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5800억 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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