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캐주얼 브랜드서 유행...기성복까지 확대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은갈치 정장이 한동안 유행을 이끌었던 시기가 있었다. 특히 무한도전에서 은갈치 정장을 입고 한껏 멋을 부리던 자칭 패셔니스타 정형돈으로 인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 은갈치 정장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가운데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은갈치 정장을 입고 한껏 멋을 부리며 웃음을 자아내 화제가 됐었다./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갈치색 정장은 지금으로부터 2000년대 초반께 국내에서 크게 유행을 끌었다.
 
당시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회색에 광택이 잔뜩 들어가 마치 은갈치 생선을 연상시키는 일명 은갈치 정장은 장롱에 한 벌씩 있는 필수 아이템으로 입고 다니는 남성들이 많았었다. 심지어 은갈치 정장은 신세대를 넘어 기성세대까지 점령했다.
 
또한 얼마 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크로스백에 정돈되지 않은 머리, 은갈치 정장으로 미친 존재감을 뽐내며 은갈치 정장을 통일해 입은 무한도전 멤버들과 바캉스를 떠나던 모습이 방송되면서 은갈치 정장은 더욱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은갈치 정장은 10여년전 인기를 모으기 시작해 3~4년간 남성들의 정장 트렌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러한 광택이 나는 은갈치 정장은 외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은 색상으로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생겨났던 트렌드였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일반적으로 남성 정장은 공식적인 자리, 비즈니스를 위한 자리가 있을시 주로 입는 옷이기 때문에 화려함보다는 단정함과 깔끔함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장에 활용되는 색상 역시 차콜 그레이나 네이비 등 차분한 색상들이 많이 활용된다. 특히 차콜 그레이나 네이비 등은 정장의 가장 베이직한 색상들로 정장을 입는 남성들이라면 기본적을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물론 밝은 톤의 그레이 색상도 정장에 많이 활용되지만 이 같은 반짝거림이 심한 것은 정장에 잘 활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만 독자적으로 유행을 끄는 경우가 있는 광택이 심한 은갈치 색상 정장이 그러한 경우로 글로벌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이 아닌 한국에서만 인기를 끌었던 재밌는 현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차분하고 단정한 정장들 속에서 은갈치가 유행을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일반적으로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는 주로 20대 초중반의 개성이 넘치는 젊은층을 겨냥해 정형화된 정장보다는 좀 더 멋스럽고 자유로운 정장들을 선보인다. 이에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가 인기를 끌던 것이 기성복까지 퍼지는 일이 종종 있다.
 
과거 라인이 들어가지 않고 일자스타일로 입던 것에서 라인을 넣어 몸에 붙으면서도 편한 정장을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에서 만들어내 기성복까지 유행시켰던 바 있다. 이같이 은갈치 색상의 정장도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에서 좀 더 개성있고 멋스럽게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유행, 기성복까지 유행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원 지이크 파렌하이트 박소연 실장은 "울과 함께 실크 소재가 들어가 광택이 나는 것이며 은갈치 색상 정장은 8~9년 전 한국에서만 한참 유행했었다""이후 중국에서도 수주가 들어오는 등 인기를 끌다가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유행이 지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