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팀 사정에 따라 김하성의 트레이드가 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김하성이 만약 다른 팀으로 옮긴다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하겠지만, 그렇게 될 경우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개막전 샌디에이고-LA 다저스 경기는 한국 선수가 한 명도 없이 '일본 선수들 잔치'가 된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샌디에이고가 최근 수 년간 고액 몸값의 스타 선수들을 여럿 데려왔는데, 연봉 지출 규모가 너무 많아져 구단이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뉴욕 양키스로 보내고 몸값이 싼 유망주 3명을 받는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 김하성에 대한 트레이드설이 끊임 없이 제기돼 계속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을 것인지 미지수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 꼭 필요한 선수이긴 하지만 2024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김하성을 계속 데리고 있고 싶으면 다음 시즌 중에는 거액을 들여 재계약을 해야 하지만, 현재 샌디에이고의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다. 때문에 김하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 최근 이정후가 입단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김하성 영입을 원한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 잔류할 지,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런데 김하성이 트레이드돼 샌디에이고를 떠난다면, 내년 3월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다저스의 2024시즌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에서 국내 팬들은 김하성을 볼 수 없다.  

일본 스포츠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도 이런 점을 지적했다. 이 매체는 27일 "김하성의 샌프란시스코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서울 시리즈에서 한국 선수가 한 명도 없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측은 미국과 캐나다 이외 국가에서 'MLB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팀들과 선수들을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팬들에게 직접 선보여 메이저리그를 널리 알리고 야구의 저변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 합의 하에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아시아, 멕시코, 중남미, 유럽에서 최대 24차례 정규시즌 경기와 16차례 이벤트 경기를 개최하기로 했다.

   
▲ 김하성을 메인 모델로 내세운 샌디에이고의 서울 시리즈 예고 포스터.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2024년 3월 서울 고척돔에서 샌디에이고-다저스의 개막 2연전을 치르기로 한 것도 이 'MLB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서울로 오는 메이저리그 팀을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로 정한 이유도 명확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소속팀이고, 다저스는 박찬호와 류현진이 거쳐가 국내 야구팬들에게 매우 친숙한 팀이기 때문이다.

서울 시리즈 개최가 확정됐을 때 MLB 측이 내세운 포스터에 샌디에이고의 대표선수로 김하성이 등장했고, 샌디에이고 구단이 자체 제작해 공개한 서울 시리즈 포스터의 메인 모델도 당연히 김하성이었다.

   
▲ 메이저리그가 샌디에이고-다저스의 서울 시리즈 걔최 홍보를 위해 만든 포스터에 김하성이 빠지지 않았다. /사진=MLB 공식 SNS


그런데 만약 김하성이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를 떠난다면 서울 시리즈에 한국 선수는 없다. 최지만이 올해 8월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돼 김하성과 팀 동료가 됐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별다른 활약을 못했고, 시즌 종료 후 FA가 됐으나 샌디에이고와 재계약 소식도 없다.

반면 일본인 선수는 4명이나 서울로 오게 된다. 이번 겨울 FA시장에서 가장 핫한 화제의 인물이었던 오타니 쇼헤이가 10년 7억달러라는 상상 초월 초고액 계약을 하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는 이어 일본 최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12년 3억2500만달러에 계약하며 영입했다. 샌디에이고에는 선발 에이스 다르빗슈 유가 있고, 이번에 일본 세이브왕 출신 마쓰이 유키를 5년 2800만달러에 영입했다.

오타니의 다저스행이 결정났을 때 일본 야구팬들은 서울 시리즈에 오타니가 온다는 점 때문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오타니와 다르빗슈의 일본인 선수 맞대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여기에 야마모토와 마쓰이까지 추가로 각각 다저스, 샌디에이고에 합류하자 서울 시리즈는 일본인 메이저리그 스타 선수들의 경연장처럼 됐다.

김하성이라도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뛰어야 서울로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유치한 보람이 있을텐데, 김하성이 트레이드 된다면 국내 팬들에게는 '서운한 서울 시리즈'가 되고 만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서울 시리즈에 일본인 선수 4명이 모두 참가하고, 김하성이 빠진다면 고척돔을 찾을 야구팬 가운데 한국보다 일본 관중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일본 TV 아사히는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다저스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관람하기 위해 벌써부터 여행사는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며 일본 야구팬들의 서울 집결 가능성을 전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