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서 탈당 및 창당 선언...'천아용인' 불참
탈당 후 창당준비위 설립등 창당 준비 본격화...1월 중순께 마무리
정치권 "외로운 탈당...한동훈 등판으로 이준석 효과 사그라져"
[미디어펜=이희연 기자]'0선' '30대 당대표' 돌풍을 일으키며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이준석 전 대표가 27일 탈당 선언과 함께 신당 창당을 공식화 했다.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지 12년 만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준석 탈당 및 창당. 내년 총선을 100일 앞두고 여권의 지각 변동이 시작된 가운데 '이준석 신당'의 파급력은 얼마나 될 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라며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라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늘 제 선택은 제 개인에 대한 처우, 저에게 가해진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는 고개를 들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봤다. 대한민국의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밝히고 있다. 2023.12.27./사진=연합뉴스


이어 "탄핵을 겪으며 비선은 있고 비전은 없는 대한민국을 다시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라며 "선출되지 않은 누군가가 모든 유무형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모습, 그 사람 앞에서 법과 상식 마저 무력화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시 보수정당에 찾아왔던 찰나와도 같은 봄을 영원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반성한다"라며 "그들의 권력욕을 상식선에서 대했고 진압하지 못했던 오류를 반성한다"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이 준비 중인 가칭 '개혁신당'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이날 곧바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준비위원회를 등록하고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신당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신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은 현재 위기다. 절망의 줄다리기를 하면서 대한민국이 정체된 사이 우리에게 여러가지 거부할 수 없는 도전들이 쌓여간다"라며 "제가 하는 신당에서는 이 위기를 정확하게 직시하고 당당하게 표 떨어지는 얘기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관심사는 100일 앞으로 다가온 내년 4.10 총선에서 '이준석 신당'이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지다.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판으로 이 전 대표의 신당 동력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당의 지휘봉을 잡은 한 비대위원장이 외연 확장을 통한 중도층 공략에 성공한다면 이준석 신당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는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동반자로 불리는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탈당과 관련해서도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세 명은 아직까지 이에 호응하는 입장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한 방송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천아인과의 관계가 굉장히 가슴이 아프지만 그런데도 이게 제 원칙에 맞는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당 잔류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 하기 나름"이라며 "그런데 아직까지 이준석 신당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 오늘도 혼자 덜렁 있는 것보다는 그 옆에 사람들이 함께 하는 모습이 연출되면 좋을텐데 그런 부분이 한계다. 이 전 대표가 극복해 나가야 될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이 전 대표가 탈당을 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의 사당화 때문이라고 하는데, 또 다른 이준석 사유 당이 되면 사람들이 들어가려고 하겠나"라며 "인물 중심의 정당이 아니라 집단지도 체제라든가 협의제 방식으로 다 같이 가는 정당을 하려고 하는 등 안심을 시켜야 합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준석 신당 파급력은 우리쪽에도 있지만 또 민주당 쪽에도 있다. 과연 우리 당에 100% 나쁘다고 단언하기는 현재는 이르다"라며 "한동훈 비대위로 기대 심리 내지는 언론의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이준석 효과는 확 사글어 들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늘 혼자서 외롭게 탈당했는데, (탈당 및 신당 창당 선언도) 본인이 내뱉은 말도 있고 하니까 마지 못해서 하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