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에 이어 최원석 BC카드 대표까지 연임에 성공했다. 고금리 기조에 조달비용 급증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은데다 내년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까지 앞둔 카드사들은 어려운 업황 타개를 위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모습이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CEO에 최원석 현 대표를 단독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BC카드는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최 대표의 연임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CEO의 4년간 장기 재임은 2011년 KT가 BC카드를 인수한 이후 최초 사례다.

   
▲ (왼쪽부터)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최원석 BC카드 대표./사진=각사 제공


임추위는 “BC카드의 CEO 경영승계 규정에서 규정하는 최고경영자로서의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2021년 3월 비씨카드 대표에 취임한 최 대표는 지난 3월 2년의 임기를 마쳤다. 하지만 모기업 KT의 경영 공백이 길어진 탓에 임시경영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재선임됐고 단기 임기 9개월을 부여받아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BC카드의 실적이 고전하면서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올해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었으나 BC카드의 순이익 감소폭은 다른 카드사보다 컸다.
BC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6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2%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9981억원으로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6% 감소한 863억원에 그쳤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과 우리카드 등 고객사 이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결제대행 업무 수익의 40% 가량을 차지하던 우리카드는 지난 2021년 독립가맹점 구축을 선언했으며 SC제일은행과 전북은행은 카드 프로세싱 대행사를 각각 현대카드, KB국민카드로 교체했다.

그러나 BC카드는 순이익 감소, 연체율 상승 등 불안정한 경영환경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변화보다는 연임을 통해 조직 안정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도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으나 CEO 연임을 결정하면서 변화를 최소화하고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각각 4301억원, 2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22.7% 감소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이달 초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6년 3월까지 삼성카드를 이끌게 됐다. 상품 라인업 확대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 KB페이 흥행을 이끈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도 이달 1년 연임이 결정됐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도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 중인 상황으로 안정성에 무게를 둔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취임한 후 지난해 2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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