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이후 방산 계약 관련 문제 제기 지속
업계 내에서는 대안 찾기 어려워 계약 이행 예상
대규모 물량 남아있어 물량 조정 가능성도 제기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폴란드가 정권 교체 이후 국내 방산업계와의 계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내 방산업계는 남아있는 물량에 대한 수주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업계 내에서는 폴란드가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물량 변동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폴란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방산 수출에서 폴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도 72%의 비중을 보이면서 폴란드는 방산업계의 수출에서 중요한 국가로 자리 잡고 있다. 

   
▲ 폴란드에 수출되는 현대로템 K2 전차./사진=현대로템 제공


남아있는 계약 물량도 많다. 폴란드와는 지난해 7월 K9 자주포 672문·다연장로켓 천무 288대·K2 전차 1000대를 폴란드에 수출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K9 자주포 364문·천무 218대·K2 전차 180대를 수출하는 실행계약을 맺었다. 아직 K9 자주포 308문, 천무 70대, K2 전차 820대가 남아있는 상태다. 

그러나 최근 폴란드의 정권 교체 이후 향후 계약을 확신할 수 없게 됐다. 폴란드는 지난해 국내 방산업계와 계약을 맺을 당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주도했다. 두다 대통령은 법과정의당 출신이었는데 집권당 역시 같은 당으로 우리나라와의 계약 추진에 걸림돌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집권당이 야권 연합인 ‘시민연합’으로 교체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친EU 성향인 시민연합은 국내 방산업계와의 계약으로 인해 재정 지출이 과도하다는 입장으로, 계약에 대해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시민연합 출신인 시몬 호워브니아 폴란드 하원의장은 현지 인터뷰에서 “전 정부가 총선 이후 체결한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정권 교체 이후 새롭게 취임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한국과의 무기 구매에 문제가 있었다”며 “한국 구매의 상당 부분은 한국이 승인하는 융자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었지만 오해가 있었고 한국의 융자금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업계 내에서는 이러한 폴란드의 발언에 대해 남아있는 물량에 대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나 납기 측면에서 봤을 때 다른 대안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폴란드에 무기를 수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으나 가격에서 국내 업체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납기 측면에서도 국내만큼 빠르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 이에 남아있는 물량에 대해서도 실행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로템의 경우에도 정권 교체 이후로는 계약을 빠르게 마무리 짓는 것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계약으로 먼저 180대를 수출하는 것을 확정한 뒤 최대한 남아있는 물량도 확보하는 데 집중하면서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부에서도 폴란드 정부와 공관 등 외교 채널을 통해 폴란드 계약에 대해 충분히 협의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남아있는 물량이 워낙 많다 보니 일부 물량이 조절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남아있는 물량을 모두 확보할 수 있도록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정권 교체로 인해 기존에 맺은 기본계약에 대한 물량 조정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폴란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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