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기부금 205억3287만원, 전년 동기 대비 27.19%↓
영업익 1년 새 20.76% 증가한 것과 대조…어려운 전망 투영된 듯
[미디어펜=성동규 기자]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연말을 맞아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 건설사들은 대부분 지난해 대비 기부금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업황 악화와 우발부채 현실화 위험 등 내년 어려운 전망이 투영된 결과로 보인다.

   
▲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오른쪽 세번째)과 배우 정애리(오른쪽 두번째)가 임직원들과 함께 연탄을 나르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제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GS건설, 호반건설 제외)의 올해 3분기 기준 기부금 누적액은 총 205억3287만 원이었다. 전년 동기(282억128만 원)와 비교해 27.19% 감소한 금액이다.

이들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조1309억4848만 원에서 올해 4조5936억4535만 원으로 20.76%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1년 사이 0.68%에서 0.45%로 줄었다.

건설사 별 기부금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시평 2위)이 58억5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물산(시평 1위)이 38억3400만 원으로 두 번째를 기록했다.

뒤이어 현대엔지니어링(시평 4위) 23억3800만 원, 포스코이앤씨(시평 7위) 21억1633만 원, SK에코플랜트(시평 9위) 20억2054만 원, 대우건설(3위) 17억2000만 원, 롯데건설(8위) 16억100만 원, DL이앤씨(6위) 10억9800만 원이었다. 

건설 경기 침체에도 삼성물산이 기부금을 전년 동기보다 2.84% 늘린 게 눈길을 끌었다. 대우건설은 타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부금 액수가 적기는 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75%나 늘리기도 했다.

   
▲ 자료=금감원 제공


반대로 롯데건설 62.11%, DL이앤씨 53.65%, 현대엔지니어링 46.46%, 포스코이앤씨 22.42%, 현대건설 7.81% 줄여 아쉬움을 남겼다.

재계에선 타업종에 비해 건설사들 사회공헌 활동 및 기부금 납부가 미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과 기부금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30% 이상 감소했으나 기부금액은 약 25%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건설 관계자는 "소외계층에게 기부금을 전달하는 방법 외에도 다양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있다"면서 "연탄, 라면, 쌀 등 월동품과 생필품 지원과 주거환경 보수 등을 모두 합하면 타업종보다 기부금이 크게 뒤처지지 않는"고 설명했다.

내년 실적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실적 호전이 확인되기 전까지 기부금 등 영업 외 비용의 집행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대형건설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미분양 적체, 원자잿값 상승으로 내년 건설 경기가 불투명하다. 올해 영업익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는 해도 영업활동과 무관한 비용집행은 사실상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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