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진정한 '원톱' 되려면…'롯데' 이미지 회복 힘써야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제고 등 걸림돌 해결 과제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우세'를 확인하면서 한일 롯데의 '원리더'로 부상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동빈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신임을 확실히 얻은 반면,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지는 턱없이 작아졌다.

   
▲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우세'를 확인하면서 한일 롯데의 '원리더'로 부상했지만 진정한 원톱 체제로 넘어가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몇 가지가 남아 있다. /사진=미디어펜

그러나 이번 주총의 결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신동빈 회장이 진정한 원톱 체제로 넘어가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몇 가지가 남아 있다.

18일 재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가 20여 일간 지속되면서 '롯데'라는 이미지에 많은 상처를 남겼다. 한국, 일본 국민과 소비자들의 신뢰감 역시 떨어졌다.

특히 한국에서 '반 롯데 감정'은 더욱 커졌다. 분쟁 과정에서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가 일본기업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롯데=일본기업'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여러 소비자단체는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일반 국민들의 목소리도 심상치 않다. 한 네티즌은 "이번 사태로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실히 생겼다"며 "롯데 관련 제품 이용도 꺼려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 사태를 언급할 때 마다 몇 번이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반(反) 롯데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약속했다.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빠른 시일 내에 상장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남아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올 연말까지 해소키로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으로는 모자란 금액이다.

또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3개 금융계열사를 어떻게 분리할지 등이 발목을 잡아 당장은 실현시키기 어렵다.

구체적인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은 이달 중 그룹 정책본부와 회계·법무 전무가 등을 중심으로 한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할 난관은 가족과의 원만한 화해다. 현재 형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기에 언제고 또 다시 경영권 다툼이 발생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가족과의 싸움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통과 식음료업을 주력으로 하는 내수 소비 중심 기업인 롯데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임시 주총에 안주할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기업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