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증권 “삼성전자 4분기, 3분기보다 소폭 개선”
재고 감소‧HBM 수요 증가‧D램 가격 상승 등 희소식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 소식에 이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본격적인 실적 회복은 올해 2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디램 감산 폭을 줄이면서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메리츠증권은 2일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3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2조4000억 원) 대비 소폭 개선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 소식에 이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본격적인 실적 회복은 올해 2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디램 감산 폭을 줄이면서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진=미디어펜


김 연구원은 “메모리 매출 극대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손실이 전 분기 3조7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크게 감소하겠지만, 모바일경험(MX) 부문 영업이익은 3조3000억 원에서 2조3000억 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DS 부문의 적자 규모 축소는 업계의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램의 경우 4개 분기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는 것으로, 전망이 밝은 상태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 경쟁사에 일부 제품 점유율마저 역전당한 상황에서 동사의 지난해 4분기 대응 전략은 출하 집중이었다”며 “전분기의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4분기 디램 BG는 27%, NAND는 41%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낸드의 경우 아직 손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의 경우 디램은 13%로 4개 분기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겠지만, 낸드는 -32%로 손실구간에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디램 감산 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든 점도 수익성 회복에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감산 폭은 35%에서 올해 1분기 15% 수준까지 축소될 전망”이라며 “올해 2분기부터 감산 폭 축소에서 오는 고정비 분배와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D램 가격 상승 또한 업황 회복의 신호탄이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로 증가했다. 9월(1.30달러)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이다.

낸드 플래시 가격 역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4.33달러로, 2022년 8월(4.42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eMMC/UFS) 가격이 18~23%, PC D램은 10~15%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사의 감산이 이어지고 창고에 쌓였던 재고가 줄면서 가격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그동안 판매가 저조했던 스마트폰과 PC 등의 재고도 지난해 말 해소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더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어, 새해 전망은 더욱 밝은 상황이다. 실제로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50억 달러에서 2027년 4000억 달러로 4년 만에 약 9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출 지표 개선이라는 수치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12월 1~20일)은 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의 경우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지만, 지난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2분기에 본격적인 업황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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