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시공 능력 평가 16위의 대형 종합건설사인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지난달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은행권 뿐만 아니라 2금융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속 부동산PF발 위기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2금융권을 중심으로 PF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을 비롯한 16개 주요 건설사의 PF 보증 규모는 28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이 62% 정도를 차지한다. 16개 주요 건설사 중 PF 규모가 자기자본을 웃도는 곳은 태영건설 외에도 2곳이 더 있다.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금융권 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금융권 부동산PF 대출잔액은 3분기말 134조3000억원으로 한해 사이 17조4000억원이나 급등했던 2022년(130조3000억원)에 이어 4조원 정도 더 늘어났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조2000억원 증가했다. 대출 연체율은 2.42%로 0.24%포인트 상승했다.

업권별로 보면 증권사의 PF 대출 잔액은 6조3000억원 정도지만 연체율은 13.85%에 달했다.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연체율이 5.56%로 높았으며 대출 잔액은 9조8000억원이었다.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사는 대출 잔액 26조원, 연체율 4.44%이었으며 △상호금융 4조7000억원, 4.18% △보험 43조3000억원, 1.11% △은행 44조2000억원, 0%로 나타났다.

한화생명보험 845억원, IBK연금보험과 흥국생명보험은 각 268억원, 농협생명보험 148억원, NH농협손해보험 333억원, 한화손해보험과 푸본현대생명보험은 각 250억원의 시설자금 대출을 태영건설에 제공했다.

증권사 중에는 KB증권이 412억원의 PF 대출을, 하나증권이 300억원, 한양증권이 1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각각 대출했다.

저축은행 중에는 애큐온저축은행이 단기차입금 50억원을 제공했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신협중앙회가 PF대출 397억원을, 성남중앙새마을금고가 PF대출과 단기차입금 각각 167억원, 용인중앙새마을금고가 단기차입금 359억원을 빌려줬다.

제2금융권은 은행들이 대출해주지 않는 사업장에 대출을 해주는 경향을 띠기 때문에 건설경기 하락에 따른 위험도 상승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 또 착공 전 단계인 토지매입 시 이용되는 대출상품인 브리지론 비중이 높다. 전체 PF 대출에서 브리지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말 기준 저축은행(58%), 캐피털(39%), 증권(3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고위험 사업장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의 경우 PF리스크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정기평가 기간을 맞아 캐피탈사의 신용등급 강등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부동산PF 관련 우려를 이유로 지난달 엠캐피탈의 등급 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지배력 약화, 대손비용 증가, PF 대출 부실 증가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된 영향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동산PF 관련 대출은 1조5487억원(본PF대출 3305억원, 브리지론 1조2182억원)으로 영업자산의 55.1%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중·후순위 대출 비중도 높다. 같은 기간 이 회사 브리지론과 본 PF 대출의 각각 76.7%와 96%가 중·후순위 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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