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별에서 온 그대’로 대한민국 안방뿐만 아니라 대륙에도 거센 한류 바람을 일으켰던 '암살' 전지현의 주가는 어디까지 일까?

김수현과 함께 ‘별그대’에서 남긴 치맥 바람이 채 안방에서 식기도 전에 이번에는 충무로로 발길을 옮겨 그야말로 '도둑들'에 이어 '암살'로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믿고 보는 여배우 티켓파워 1위. 그것도 영화 출연편수 대비 관객수로 따지면 남녀 배우를 통틀어 당당히 ‘톱’이다. 그것도 쉽게 범접할 수 없을 만큼의 거리를 뒀다.

류승룡·하정우·이정재·김윤석·황정민 등 충무로의 내로라 하는 남자 배우들 틈에 유독 홀로 빛나고 있는 홍일점이란데서 그 의미는 더 크다.

   
▲ 영화 '암살'의 전지현.
전지현은 ‘도둑들’, ‘베를린’, ‘암살’ 단 3편의 영화에 출연해 누적관객수 3093만명을 불러들여 평균 관객수 1031명을 기록했다. 남녀 배우 통틀어 평균 관객수 1000만명 돌파배우는 전지현이 유일하다. 남자 배우 누적관객 1위인 류성룡은 9편 출연에 6326만명을 동원, 평균관객수 702만명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누적관객수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전지현이 이정재· 하정우와 함께 출연한 영화 ‘암살’은 지난 15일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영화 12번째로 1000만 고지를 돌파했다. 17일 현재 '암살' 누적관객수는 10,792,351명이다. ‘도둑들' 1298만3330명, '베를린' 716만6199명, 그리고 1000만을 넘기고도 흥행기세가 꺾이지 않은 ‘암살’의 여주인공 전지현.

하지만 그녀의 이런 성공 뒤에는 ‘엽기’적인 노력이 있었다. 전지현은 14년전인 2001년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엽기적인 그녀’로 단숨에 시선을 강탈했다.

그러나 ‘엽기적인 그녀’가 그녀에게 선물한 건 엽기적인 그녀의 모습만이었다. 그 이후 전지현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매번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좌절뿐이었다. ‘엽기적인 그녀’가 ‘엽기적인 전지현’의 암울한 그림자뿐이었다.

엽기적인 전지현을 벗어나려 할리우드로 눈을 돌리기도 했지만 '블러드'(09, 크리스 나흔 감독), '설화와 비밀의 부채'(11, 웨인 왕 감독) 두 작품마저 참혹한 참패로 끝났다.

배우로서 세상과 멀어져 가던 그녀에게 손을 내민 사람은 바로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과 그의 아내 안수현 대표였다.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을 기획하던 중 예니콜 역으로 전지현을 낙점했다. 타고 난 늘씬한 몸매로 화려한 와이어 액션에 관객들의 가슴은 열렸다. 연기력 논란도 한방에 날려 버렸다.

'도둑들'로 새로운 연기인생을 맞은 전지현은 '베를린'(13, 류승완 감독)에서 북한대사관 통역관 련정희로 변신 716만6199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올해 첫 번째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암살'로 관객들의 심장을 저격했다.

3연타 흥행 홈런을 날린 전지현은 이제 누가 뭐래도 충무로에서 가장 독보적인 여배우로 대체불가다.

타고난 몸매와 비주얼에 연기력까지 믿고 보는 국민여배우로 거듭났다. 통통 튀던 생머리의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은 이제 34살의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결혼에 임신까지 한 그녀로서는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베를린' '도둑들' '암살'을 거치면서 '액션 연기를 잘하는 여배우'로 자리잡았던 그녀도 멜로가 그립다고 말한다. 잘하는 것을 하고 싶고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전지현. 열정과 날 것 그대로의 연기로 관객들의 가슴을 저격한 전지현이 엄마가 된 후 멜로연기가 기대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