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성 교사는 진보인가? 보수인가?

취재수첩 / 장창훈 기자

최태성 강사에 대한 조선일보 기사는 EBS 근현대사 강좌를 듣고 있는 학생들에게 ‘언론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물음표를 던져준 것 같다. 한국에서 대표적 보수언론인 조선일보가 “최태성은 친북이다”고 평가했을 때, 그 기사를 접한 학생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왜 학생들은 분노했을까 최태성 교사에게 역사 사상이 물들어서

EBS 홍보팀에서 보내온 33강과 34강을 직접 청취했다. 그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조선일보가 이것은 정말 치명적 실수다. 아니면 고의적 타살이다”는 것이다. 공정언론시민연대는 33강과 34강을 중심으로 분석한 자료라고 했다.

‘이렇게 강의하니까 학생들에게 나라를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이 들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제주43사건과 여순반란사건의 연관성을 피부에 와닿게 해석하는 부분에서 나는 통쾌했지만, 권력을 쥔 집권자들은 참으로 섬뜻하게 불편할만한 역사의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 역사는 단지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국회 프락치 사건 강의 영상

34강 22분에서 나는 숨이 멋는 듯했다. 국회 프락치 사건이라고 그가 칠판에 판서했다. 친일반민특위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승만 정권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 그가 자세히 설명했다. 박흥식의 친일행위, 악질 친일경찰 고위간부 노덕술이 독립운동가를 사회주의자라는 명분으로 합법적으로 고문했던 것이며, 60년대 총선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했던 것에 대해서 그가 말했다.

“너 빨갱이지”

국회 프락치 사건처럼 그의 강의에 상당히 불편했던 누군가 있었단 말인가 왜, 지금에 진보도 불편해하는 ‘보수주의자’ 최태성을 ‘친북’으로 매도한 것일까 그의 역사 강의에 불편한 숨은 높은 세력이 혹시 그가 거론한 역사적 인물들 중에 ‘악인’으로 기록된 사람들도 누군가에겐 ‘아버지’이거나 ‘삼촌’ 혹은 ‘할아버지’일 수도 있기에, 참으로 역사교육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것도 공개적으로 역사강의를 하는 것이 그 얼마나 책임있는 일일까라고 가만히 생각해봤다.

그도 전화로 그렇게 말했다. “이번에 학생들이 1인 시위를 자발적으로 하는 것을 보고서 급하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반대 서명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EBS 역사 강의를 한다는 것이 정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더 깊게 연구하고, 더 공부해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독도는 누구 땅인가 한국 땅이다. 진보도 불편해하는 중도적 역사관을 갖고 있는 최태성 교사는 어쩌면 한국땅과 일본땅의 경계선에서 외롭게 한국의 동쪽을 경계짓는 독도처럼, 보수 진영의 경계선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수의 불편한 진실을 말한다고 해서 진보라고 내몰고, ‘친북’이라고 검은 먹칠을 한다면, 보수들은 참으로 아까운 보수진영 한 표와 그를 존경하는 수많은 젊은 층의 유권자들의 표를 진보 진영에 헌납하는 ‘우’를 범하는 꼴이 될 지도 모르겠다.

학생들은 똑똑하다. 나도 학생처럼 그의 강좌를 직접 들었고, 공정언론시민연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기 한 조선일보 기사는 ‘국회 프락치 사건’처럼 최태성 역사 강사를 매도한 것 같다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