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섭 비서실장 "인권-헌법 가치, 다수당 전횡에 위협 받아"
"헌법관례 무시, 재판 중인 관련자들 이중 과잉 수사해 인권 유린"
"총선기간 친야 성향 특검의 허위 브리핑 통해 국민 선택권 침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일명 '쌍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반발이 거세자, 대통령실이 공식 브리핑을 통해 오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이 '쌍특검법'은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과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50억 클럽 특검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 재의요구안이 의결된 직후 이를 재가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국민을 위해 시급한 법안 처리는 미루면서 민생과 무관한 두 가지 특검 법안을 여야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 /사진=공동취재사진


특히 이관섭 비서실장은 "이번 특검 법안들은 총선용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50억 클럽 특검 법안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방탄이 목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무회의 심의 결과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항상 여야 합의로 처리해 오던 헌법 관례를 무시하였고, 재판 중인 사건 관련자들을 이중으로 과잉 수사하여 인권이 유린되며, 총선 기간에 친야 성향의 특검의 허위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50억 클럽 특검 법안과 관련해 이 실장은 "누군가 대장동 사업 로비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면, 그 사람은 당시 인허가권자인 이재명 성남시장 주변 사람일 것이고, 자신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난 대선에 민주당의 집권을 바라고 지지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럼에도(불구하고) 여당의 특검 추천권은 배제하고 야당만 추천하여 친야 성향의 특검이 수사한다면 진상이 규명될 리 없다"고 민주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친야 성향의 특검이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를 훼방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를 뒤집기 위한 진술 번복 강요, 이중 수사, 수사 검사에 대한 망신 주기 조사, 물타기 여론 공작을 할 것도 뻔히 예상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명 '김건희 여사 특검법'으로 불리우는 도이치모터스 특검에 대해서도 이 실장은 "도이치모터스 특검 또한 12년 전 결혼도 하기 전 일로, 문재인 정부에서 2년 간 탈탈 털어 기소는 커녕 소환도 못한 사건을 이중으로 수사 함으로써 재판 받는 관련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치 편향적인 특검 임명, 허위 브리핑을 통한 여론 조작 등 50억 클럽 특검 법안과 마찬가지의 문제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특검 법안들은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국민의 혈세가 민생과 무관한 곳에 낭비될 수 밖에 없다"며 "검경 등에서 특검에 수백 명의 인력이 차출될 경우 법집행 기관들의 정상적인 운영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실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과 법치주의의 수호자로서 인권 보호 등 헌법 가치를 보호하고,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따라서 이러한 원칙에 반하는 특검 법안에 대해서는 재의요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러한 입법이 잘못된 선례로 남는다면, 인권과 헌법 가치는 다수당의 전횡에 의해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헌법상 의무에 따라 대통령은 오늘 국회에 두 가지 총선용 악법에 대한 재의를 요구하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