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정은정권 강화·대미 협상력 제고 위해 도발에 치중”
“전술핵탄두 ‘화산-31’ 공개 뒤 실험 가능성…위성발사 따른 정각발사 예상”
“8종 탑재무기도 시험, 전술핵-재래식 결합 단기 전면전 가상훈련 이미 실시”
“불법 무기수출 새 자금줄 삼아, 러시아 수출하며 국방경제사업 표현 첫사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연초부터 북한이 서해로 200발의 포사격을 벌여 완충구역 내 도발을 재개하고 우리군도 400발 대응 사격을 벌이면서 긴장을 고조시켰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중동에서 2개의 전쟁이 진행 중인데다 한국의 총선 및 미국 대선이 예정돼있는 올해가 불확실성이 가장 큰 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2024년 전망을 하면서 “북한은 올해를 김정은정권 강화를 위한 중요한 해로 강조하고, 체제선전과 내부결속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또한 미국의 차기 행정부 등판 때까지 핵무기를 고도화시켜 향후 협상을 위한 확실한 전략적 지위를 확보할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런 북한의 대내외 목표에 따라 군사도발에 치중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미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3개 추가 발사를 비롯해 7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ICBM 정각 발사 및 재진입 시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신무기 시제품 공개 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완성된 무기로 시험하는 패턴을 보여왔다”면서 “지난해 3월 전술핵탄두 ‘화산-31’의 실물을 공개했으므로 올해 총선 또는 미국대선을 전후한 시기에 한미의 비핵화정책 실패를 부각시키기 위해 7차 핵실험에 이어 8차 핵실험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북한이 ICBM의 정각 발사를 시도하지 않은 이유는 인공위성이 없어서 정확한 발사경로 확인이 안되고, ICBM의 정확도 및 대기권 재진입 기술 수준이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위성발사는 성공했지만 재진입 기술 등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따라서 심리적 압박 차원에서 ICBM 정각 발사 전 단계인 고체연료 기반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를 정각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 전략연구원은 7차 핵실험이 한국 내 자체 핵무장 여론을 고조시켜 중국·러시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한국의 전술핵 도입 필요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만큼 핵실험 대신 ICBM 정각 발사 및 다탄두 시험 등으로 대체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딸 주애와 함께 중요 군용 대차 생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날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이 들어가는 원통형 관을 실은 발사대 차량이 공개됐다. 2024.1.5./사진=뉴스1

이와 함께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무력도발을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해 9월 전술핵과 재래식 전력을 결합한 전면전 가상훈련을 실시했고, 그 연장선에서 우리 총선을 전후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우발적 충돌을 가장한 무력도발을 획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정규 해군함정이 아닌 민수용 선박을 개조해 대남 해상 전술핵 발사체계를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며 “중고 선박 등을 수입해 내부만 군사용으로 개조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이고, 3월과 8월 한미연합훈련 시기에 맞춰서 기습적으로 해상에서 중·단거리 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 당국은 정전협정 70주년이자 정권수립 75주년인 올해 사회주의 건설에서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한 위대한 전환의 해, 변혁의 해라고 주창하고 있다. 이를 과시하기 위해 2020년 이후 더욱 어려워진 환경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우상화를 위해 한해 열병식을 3회나 치르는 최다 기록도 세웠다.

북한은 지난해 군사 분야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간에 벌어지는 신냉전 구도를 이용해 신형 고체연료 기반의 ICBM인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하는 등 5차례 ICBM을 발사하고, 26회 다종의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또 2차례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이후 러시아의 기술을 지원받아 11월 21일 3차 위성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은 3월 27일 전술핵탄두 ‘화산-31’ 공개했으며, 무인 수중공격정, 전략 순항미사일 등 8종의 전술핵 탑재 가능 무기를 시험해 수중, 지상, 공중에서 대남 전술핵 위협을 현실화했다. 특히 신형 고고도 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신형 무인공격기 샛별-9형 등을 개발했으며, 전술핵과 재래식 공격전력을 결합한 단기 전면전의 가상 군사훈련도 실시했다.

아울러 세차례의 열병식을 진행해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기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과시했다. 제14기 9차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을 헌법 제4장 58조에 명문화함으로써 핵보유국 지위를 스스로 부여하고, 불가역적인 핵무력 의지를 재천명했다.
    
이 밖에 연구원은 북한이 대러 무기수출을 위한 국방경제산업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데, 특히 ‘국방경제사업’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해 대러 불법 무기수출을 새로운 자금줄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점에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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