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가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른 최종 평가전에서 이라크를 눌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이재성(마인츠)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 승리로 한국은 최근 A매치 6연승을 질주했고, 7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도 이어갔다. 지난해부터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총 전적은 6승3무2패, 이라크와 역대 상대 전적은 9승12무2패를 기록했다.

   
▲ 이재성(가운데)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만족할 만한 경기 내용은 아니었지만 아시안컵 개막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무실점 승리로 기세를 끌어올린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했다. 이제 대표팀은 전지훈련지인 아부다비에서 담금질을 계속한 뒤 10일 결전지 카타르로 입성한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 편성돼 15일 바레인과 첫 경기를 시작으로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와 맞붙는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파격적인 선발 구성을 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규성(미트윌란) 등 주축 선수들을 선발 제외하고 교체 명단에 올렸다.

선발로는 최전방 오현규(셀틱)에 좌우 날개 이재성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중원에 홍현석(헨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박용우(알아인)를 내세웠다. 포백 수비는 이기제(수원삼성), 정승현, 김영권, 설영우(이상 울산HD)로 구성했고, 골문은 김승규(알샤바브)에게 맡겼다. 

아시안컵에서 일어날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플랜B를 가동해본 것이라 할 수 있다.

경기 시작 후 2분도 안돼 한국은 수비 불안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이라크의 침투패스 한 방에 뒷공간이 뚫려 이브라힘 바예시에게 일대일 찬스를 허용했다. 김승규가 슈팅을 감각적인 선방으로 막아내지 않았다면 바로 실점할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기존 주전들이 많이 빠져서인지 선발 멤버들이 초반에는 호흡이 잘 맞지 않았고, 실전 감각도 다소 떨어져 제대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의 첫 슈팅은 전반 19분 나왔는데, 설영우의 크로스에 이은 정우영의 헤더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몸이 풀리고 호흡도 맞아간 한국은 슈팅 횟수를 늘려갔다. 전반 23분 이기제의 크로스를 오현규가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이번에도 골키퍼 쪽으로 볼이 갔다. 전반 29분에는 오현규의 문전 슛으로 골을 넣었지만 앞선 상황에서 한국 측의 파울이 선언돼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공세를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40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페널티박스 외곽으로 흘러나온 볼을 이재성이 예리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려 이라크 골문을 뚫었다. 이재성의 A매치 개인 통산 10호 골이었다.

리드를 잡자마자 한국은 또 한 차례 아찔한 위기를 맞았다. 이번에도 이라크의 전진패스에 수비라인이 허물어져 알리 자심에게 일대일 찬스를 내줬다. 자심의 슛이 골대를 살짝 비껴나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 후반 교체 투입된 손흥민이 문전에서 찬스를 맞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1-0으로 앞선 채 후반을 맞자 클린스만 감독은 5명의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했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조규성, 김민재가 들어가고 이재성, 오현규, 정우영, 홍현석, 정승현이 빠졌다.

정예 멤버들이 들어가면서 경기 양상은 달라졌다. 한국이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2분 조규성의 중거리슛이 이라크에게 위협을 가했다. 이란은 수비라인을 끌어내리고 밀집 대형으로 실점을 막는데 주력했다.

압도적 공세에도 한국의 골은 잘 터지지 않았다. 후반 21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좋은 찬스를 잡는가 했으나 골키퍼의 손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후반 30분 손흥민의 패스를 황희찬이 슛까지 연결했으나 수비에 막혔다.

경기 막판에는 이강인 퇴장 변수도 생겼다. 교체 투입 후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이강인이 상대 선수의 신경전에 말려 후반 41분 두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 당했다.

한국이 수적 열세로 불린한 상황에 몰렸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고, 이라크의 반격도 예리하거나 적극적이지 않아 그대로 한 골 차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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