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한화 등 대기업 채용대책…최대 8만명
채용프로그램 확대·창조혁신센터 연계 통해 '고용절벽 해소'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이 청년일자리 문제 극복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청년들의 눈물 닦아주기에 앞장섰다. 기업별로 잇따라 채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청년일자리 문제를 좌시하지 않고 역량을 발휘하겠다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 SK,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은 최근 청년 일자리와 신규채용을 계획을 발표했다. 최대 8만여명에 달하는 규모로 이처럼 채용계획을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향후 2년간 총 1000억원 규모로 3만명의 청년 일자리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의 ‘청년 일자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삼성의 일자리창출 계획을 보면 고용 디딤돌로 3000명, 사회 맞춤형 학과 1600명, 직업 체험 인턴과 금융영업 4000명 등 총 8600여명을 채용한다. 더불어 신규 투자를 통해 2017년까지 1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총 1만1400명에게 청년창업 활성화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삼성의 고용 디딤돌은 삼성 협력사 취업 희망자에게 취업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직업훈련과 인턴십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거쳐 협력사에 4년 이상 근무할 경우 삼성 계열사 경력 사원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삼성은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호텔신라 면세점과 신라스테이, 삼성바이오로직스 2·3공장 증설, 에버랜드 파크호텔 등 신규 투자를 통해 2017년까지 1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계획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는 대구·경북지역 5개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비전공자 400명을 새로 선발, 교육을 거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의 모습. /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차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만500명을 채용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방침이다. 1차 협력사도 1만7000명을 신규 고용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올해 9500명의 신규 채용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1일 그룹 차원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해 추가로 연간 1000개 이상의 청년 일자리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채용은 1만500명까지 확대돼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를 넘는 동시에 최초로 1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차는 향후 1만명 채용과 역대 최대 규모 경신을 위해선 노조와 협조가 중요한 만큼 조만간 계열사별로 근로자 대표와 임금피크제 적용 범위와 방식에 대해 협의를 갖고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현대차는 구인난을 겪는 협력사와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 구직자들을 위해 4년째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다. 올해 채용박람회에는 전국 총 2만5000여명의 청년과 경력 인재가 행사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채용될 인재들을 포함해 올해 1차 협력사들만 해도 1만7000여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민간기업 차원에서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한 2개년 프로젝트를 전격 시행한다. 청년들의 창업과 취업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한 이 프로젝트는 ‘고용 디딤돌’과 ‘청년 비상(飛上)’ 프로그램 등 2개로 이뤄졌다.

우선 SK는 청년들의 취업경쟁력을 높여주면서 동시에 채용난에 시달리는 우수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내년부터 2년간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2000명씩 모두 4000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인턴십을 진행해 전문인력으로 양성하는 것이다.

SK는 또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대전 지역에서만 400명을 육성해 대전센터 지역내 벤처기업에 취업을 알선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과정을 통과한 청년 인재는 SK 협력업체와 지역 벤처기업, 사회적 기업 등에 취업할 수 있도록 알선해줄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과 함께 SK는 청년들이 창조경제 기반을 통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3가지 형태의 '청년 비상'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운영한다.

1단계로 SK는 수도권과 대전·충청권에 있는 25개 대학과 공동으로 각 대학 캠퍼스에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창업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2단계는 이들 20개 창업팀의 사업 방안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단계는 정부에서 구축·운영 중인 KIC(Korea Innovation Center)와 공동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SK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 글로벌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지난 3월 건국대에서 열린 2015상반기 SK그룹 채용 및 바이킹 챌린지 설명회장을 가득 메운 학생들이 지난해 선발된 신입사원의 입사 성공사례를 듣고 있다. / 미디어펜 자료사진

LG는 ‘사회맞춤형학과’ 운영을 확대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지방인재 고용을 활성화하는 등 청년 고용절벽 해소에 나설 방침이다.

사회맞춤형학과는 2012년부터 LG가 운영하고 있는 산학연계 채용 과정으로 대학과 협약을 맺어 현장에 필요한 인재 육성과정을 운영하고 졸업 학생들의 입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한 사회맞춤형학과 전공을 전기·전자와 기계·자동차부품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LG는 충북도와 함께 운영하는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청년고용 활성화를 지원한다. 충북혁신센터와 충북에 있는 LG사업장이 연계해 사업과 기술전략에 맞는 사회맞춤형학과를 연내 개설하고 내년 새학기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LG는 중소기업의 고용난 해소를 위한 '고용디딤돌'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중소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취업희망자를 대상으로 산학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 수료자 중 해당 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하고 성과가 우수한 사람이 LG에 지원할 때에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한화는 올해 하반기 고용을 상반기의 2배 가까이 확대하는 등 2017년까지 총 1만7569명을 채용한다.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2958명)보다 2771명 늘린 5729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5140명, 2017년에는 6700명을 뽑을 예정이다.

특히 충북 진천·음성의 태양광 셀·모듈공장 건설을 통해 1200여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서울시내 면세점의 신규 진출을 계기로 청년층 1600여명의 일자리 창출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도 두 팔을 걷고 동참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청년실업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 필요한 숙련된 인재를 양성해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