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부 김태우 기자
[미디어펜=김태우기자]공장생산라인의 여름휴가가 마무리 되며 본격적으로 하반기 이슈인 임금단체협상 시즌이 돌아왔다. 기본적으로 추석 전 협상타결을 목표로 하는 임단협에서 올해는 어떤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휴가철에 돌입하기 전 노동조합과 회사 측이 충분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무사히 교섭을 완료한 업체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노사 간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하며 본격적으로 강경대응에 시동을 건 곳과 이미 대대적인 파업에 돌입한 업체다.

회사와 노조 간의 대화를 통해 무분규로 교섭을 완료한 업체는 괜찮겠지만 올 해 역시 앞으로 교섭을 진행해 나가야 할 업체의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 해 임단협에서는 전년보다 더 큰 진통이 점쳐진다. 올 해는 지난 임단협과 달리 최근 화두가 된 임금피크제도 도입과 관련된 노조 측이 납득할 만한 답안을 제시해야하기 때문이다.

노사 간의 의견대립으로 매년 반복되는 마라톤협상과 투쟁, 교섭결렬에 따른 노조파업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임단협. 반복되는 진통에도 학습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실망스럽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또 이런 진통은 해당 업체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회사의 발전마저 저해하고 있어 무엇을 위한 투쟁인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품게 된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관련업계에선 당장의 좋은 근로조건에만 관심을 갖는 노조 측의 아둔한 행보를 두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완성차 5사의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은 923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미 2013년을 기점으로 도요타(8351만원) 폭스바겐(9062만원) 등 외국 경쟁를 앞지른 임금이다.

이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경쟁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임금이 줄어든 반면 국내 업체들은 꾸준히 연평균 6.6%씩 오른 결과다.

   
▲ 금호타이어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노조원들이 파업 집회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생산성을 뛰어넘는 고임금을 비롯해 이·삼중의 정규직 보호장치, 비정규직의 희생과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단절 등은 한국 노동시장이 안고 있는 모순과 적폐의 집약 판으로까지 비춰지고 있다.

업계에선 현재 상태가 계속된다면 국내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기업과 현재 자국기업이 차례차례 국내에서 철수하는 ‘코리아 엑소더스’ 현상까지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성차업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생산라인을 폐쇄하는 사례는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앞선 러시아시장의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줄지어 철수를 선언 한 것과 근로자 평균 주급이 50%가까이 인상된 호주에서 포드와 GM에 이어 도요타까지 철수를 결정한 것만 봐도 판례를 잊어선 안 된다.